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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 대표 된 '비정상' 테토에 물었다, 테슬라 사도 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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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의 스타였다 글로벌 투자회사 대표로 변신한 마크 테토. 북촌한옥마을 자택이다. 장진영 기자

'비정상회담'의 스타였다 글로벌 투자회사 대표로 변신한 마크 테토. 북촌한옥마을 자택이다. 장진영 기자

손님에게 곶감을 내어오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매운 낙지 볶음이 당긴다는 이 미국인. JTBC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비정상회담’의 스타 중 한 명인 마크 테토다. 2014~2017년 방송된 ‘비정상회담’ 그 후, 테토는 여전히 한옥에 살며 한국 고가구를 수집하며 한국 문화 전도사로 살고 있다. 최근엔 새로운 명함도 받았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TCK 인베스트먼트의 공동대표이사라는 직함이다. 방송인 아닌 금융인 마크 테토가 궁금해 그의 집 문을 두드렸다.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서 오르막길을 한참 걸어가다 길을 잃은 게 아닌가 불안해질 때쯤, 그의 한옥 대문이 나왔다.

전형적 뉴요커인 테토 대표는 서울의 매력을 “새로움과 오랜 역사가 공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 자신도 서울에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지 몰랐다. 프린스턴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화학을 공부하며 익힌 분석적 사고의 틀을 경제와 경영에 접목했다”고 한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왼쪽부터 자히드 후세인, 알렉스 마추켈리,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마크 테토, 오오기 히토시, 아비쉐크 굽타. [중앙포토]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왼쪽부터 자히드 후세인, 알렉스 마추켈리,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마크 테토, 오오기 히토시, 아비쉐크 굽타. [중앙포토]

이후 유명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서 인수ㆍ합병(M&A) 전문가로 일하다 삼성전자에 스카우트됐고,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비교적 국가 역사가 짧은 미국과 달리 한국의 유구한 역사에 매력을 느꼈다”며 “이제 부모님은 ‘언제 미국으로 돌아올 거냐’라는 질문도 지쳐서 안 하신다”며 웃었다. 한국 생활 첫 5년은 서울 강남에서 살았다. 그는 “서울 생활 1장(章)은 ‘강남 스타일’이었다”고 농담했다. 지금은 북촌 한옥마을에서 광화문의 TCK 인베스트먼트 사무실까지 걸어서 출근하며 서울의 오랜 길을 걷는 게 생활이 됐다.

왜 하필 한옥일까. 그는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을 썼다. “보면 볼수록 배울 게 많다”며 “수기와에 암기와라는 것도 있고 창문을 열면 고즈넉한 정경이 펼쳐지는데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가 보물처럼 아끼는 조선시대 한 사대부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그가 ‘조선의 모나리자’라고 부르는 그림이다. 모델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의 오묘한 미소와 눈빛은 그에게 한국 역사의 신비로움을 웅변한다.

테토 대표 집에 걸려 있는 조선시대 한 사대부의 초상화.

테토 대표 집에 걸려 있는 조선시대 한 사대부의 초상화.

그런 그가 TCK인베트스트먼트의 대표로 목표하는 바는 한국을 글로벌 금융 시장의 확실한 플레이어로 등극시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서학개미’(해외 주식투자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의 한국의 존재감을 커져가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궁하고,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투자자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친김에 주린이(주식 투자를 막 시작한 이들)들이 할만한 질문을 던졌다. 전기차 종목 테슬라를 지금 사도 될까. 지난해 폭등한 미국 기술주 빅테크 거품은 꺼질 것인가, 인플레이션 우려는 어찌해야 할까 등. 테토 대표는 능란하게 답했다. “특정 종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에 들어가는 시간의 타이밍’이 아니라 ‘시장에서 쌓은 시간의 축적’이라고 대신 답하겠다”면서다. 그는 이어 “지난해 팬데믹의 짙은 그림자는 올해 백신 등으로 조금씩 걷힐 것”이라며 “올해는 황소장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상향 지향성을 가진 시장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고운 백자 그릇에 곶감을 담아 손님에게 내놓은 테토 대표. 장진영 기자

고운 백자 그릇에 곶감을 담아 손님에게 내놓은 테토 대표. 장진영 기자

그는 또 “한국은 6ㆍ25 이후 전쟁의 참화에서 경제를 맨손으로 일으킨 역사가 있다”며 “이젠 힘겹게 일궈낸 부의 제1장을 이어 글로벌 투자의 다음 장으로 점프할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자사 로고 앞에 선 마크 테토. [TCK 제공]

자사 로고 앞에 선 마크 테토. [TCK 제공]

이윤 창출만이 목표인 일부 IB 뱅커들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게 테토 대표가 강조하는 주안점이기도 하다. 그는 “나는 이 회사와 단순히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결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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