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은 “푸른숲 황금산” 지시했는데…北 산림 20만ha 사라져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산림 면적이 지난 19년간 축구장 33만 개에 해당하는 20만 헥타르(ha) 이상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 산림의 벌목 현황을 조사하는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GFW)가 3일 공개한 통계에서다.

북한의 민둥산 [사진=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북한의 민둥산 [사진=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GFW는 지난 2001∼2019년 북한에서 약 23만3000ha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감소 추세이던 벌목 면적은 2019년 급증해 2만8000ha로 집계됐다. 조사 기간 처음으로 벌목 면적이 2만ha를 넘어선 것이다. 북한의 지방에선 여전히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 "19년간 20만 ha 산림 감소" #축구장 33만개 면적, 북중 접경지역 양강도 최다 #산림복구전투 나선 2019년 한해 2만ha 이상 줄어

또 산지를 개간해 다락밭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북한이 홍수에 취약한 이유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조국의 산과 들을 푸른 숲 우거진 사회주의 선경으로 전변시키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며 “모든 산을 푸른 숲이 우거진 황금산으로 만들어야 한다”(노동신문 지난해 1월 19일)고  강조했다.

이런 지시에 따라 북한은 야산의 개간을 금지하고, 곳곳에 묘목 원종장을 설치하는 등 식수 사업에 집중했다. 북한은 2018년~2024년을 산림복구 전투 2단계로 설정하고 산림복구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뜻 받들어 조국강산을 푸른 숲 우거진 사회주의선경으로 전변시키자 푸른 숲 우거진 사회주의 선경으로 전변시키자'라는 특집 기사를 싣고 산림복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절세위인들의 숭고한 뜻 받들어 조국강산을 푸른 숲 우거진 사회주의선경으로 전변시키자 푸른 숲 우거진 사회주의 선경으로 전변시키자'라는 특집 기사를 싣고 산림복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스1]

그런데 GFW에 따르면 산림복구 전투 기간인 2019년 벌목이 대폭 늘어났다.

GFW는 그 이유에 대해선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단, 벌목이 대대적으로 진행된 지역이 양강도ㆍ자강도ㆍ함경남도 등 북·중 접경지역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들 세 지역의 벌목 면적은 약 14만9000ha로 전체 벌목 면적의 64%에 해당한다.

양강도의 벌목이 5만3900ha로 가장 넓었고 자강도(4만8400ha), 함경남도(4만6400ha), 함경북도(3만6700ha) 등이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이 시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돼 북·중 접경지역에서 벌목을 통해 중국에 수출하거나 대규모 공사에 목재를 동원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