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전력으로 논란이 일었던 니라 탠던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장 지명자가 결국 낙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 중 처음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니라 탠던 예산관리국장 지명을 철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명을 철회해 달라는 탠던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다만 “행정부에서 탠던이 어떤 역할을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또 다른 자리에 기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탠던은 백악관에 서신을 보내 “유감스럽게도 인준을 받을 길이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의 다른 우선순위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탠던은 지난해 12월 예산관리국장으로 지명됐다. 진보 성향의 비영리단체 미국진보센터(CAP) 의장을 지낸 탠던은 과거 공화당 정치인을 향해 독설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탠던에 대해 “방사성 물질처럼 독성이 있다”며 인준을 강하게 반대했다.
탠던은 과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 1000여건 등을 대거 지웠지만,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흘렀다.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은 “탠던의 당파적인 발언이 의원들과의 업무에 있어 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명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탠던은 매사추세츠에서 인도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난 1992년에는 빌 클린턴,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여러 민주당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상원의원이었을 때는 참모로 활약했지만, “클린턴의 정치 감각은 별로(suboptimal)”라고 뒷말을 한 e메일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