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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날 영동 폭설 “속초~춘천 8시간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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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일 강원 영동지역에 내린 폭설로 동해고속도로 상하행선 일부 구간과 미시령관통도로 진입이 통제되면서 차량 수백대가 도로에 갇혔다. 특히 3·1절 연휴를 이용해 동해 나들이에 나섰던 귀경 차량들이 몰리면서 도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했다. 한국도로공사와 강원도, 속초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0분부터 동해고속도로 속초나들목과 북양양나들목 진입이 전면 통제됐다. 이에 따라 이 구간을 이용해 서울양양고속도로 상행선으로 진입하려던 차량이 일반 국도를 이용, 인제나들목이나 하조대나들목 등으로 우회했다.

동해고속도로 속초나들목 통제 #속초~북양양 차량 수백대 고립 #곳곳 교통사고 겹쳐 ‘주차장’ 변해 #전국 오늘 오전까지 눈·비 예고

1일 강원 영동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에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는 등 폭설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서울양양고속도로 서면4터널 부근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1일 강원 영동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로에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는 등 폭설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서울양양고속도로 서면4터널 부근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동해고속도로 상행선 속초나들목을 200~300m가량 앞둔 지점에서는 대형 트럭과 승합차, 소형 트럭, 승용차 등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뒤따르던 차량 수백여 대가 줄줄이 멈춰섰다. 한국도로공사 등 당국은 포클레인 등을 긴급 투입, 눈을 치운 뒤 2개 차로 중 1개 차로를 확보해 차량을 이동시켰다. 하지만 속초와 양양 등에 20㎝가 넘는 폭설이 내린 데다 눈발이 거세져 동해고속도로 상·하행선 곳곳에서는 차량이 오가지도 못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속초~북양양나들목 2㎞ 구간에는 수백여 대의 차량이 고립되기도 했다. 속초에 일을 보러 갔다가 1일 정오쯤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진입했던 정모(55)씨는 8시간 걸려 춘천 집에 도착했다. 평소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이날 오후 속초와 인제를 관통하는 미시령관통도로에서도 눈길 교통사고와 통행량이 급증하면서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경찰과 도로관리당국은 이날 오전 많은 눈이 내려 쌓이자 오후 2시부터 제설작업을 위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서울양양고속도로 속초IC로 우회시켰지만 일부 차량은 3~4시간가량 도로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차량 진입을 막고 중앙선 가드레일을 개방, 상행선에 갇힌  차량을 하행선으로 빼냈다. 한 운전자는 “연휴를 동해안에서 보내고 서울로 돌아가던 중 눈 예보를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갑자기 상황이 나빠질지는 몰랐다”며 “3시간을 차 안에서 꼼짝 못 하고 있었는데 우회한다고 해도 언제 서울까지 갈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오후 9시 30분 현재 적설량은 미시령 52.1㎝를 비롯해 진부령 48.7㎝, 설악동 36.6㎝를 기록했다. 눈발이 거세지가 강원도와 경찰은 국도 44호선 한계령 논화교차로부터 한계교차로까지 38㎞ 구간과 국도 46호선 진부령 광산초~용대삼거리 25㎞ 구간에 대해 월동장구 미장착 승용차와 화물차 운행을 통제했다.

폭설로 교통사고와 구조·구급신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강원도 지역에서 구조 6건, 구급 38건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밤 강원 영동 지역 폭설과 관련, "행안·국토·국방부 장관은 폭설이 내린 지역의 도로 정체를 해소하고, 차량 안에 있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신속히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긴급 지시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영서·충청도·전라도는 2일 새벽까지, 경상도와 제주도는 2일 오전까지 비나 눈이 내린다. 기상청은 강원영동에 10~30㎝, 강원영서에 5~10㎝, 남부 내륙은 3~8㎝ 눈이 더 쌓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이번 습한 눈은 10㎝ 이상 쌓이면 지붕이 무너질 수도 있는 무게”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서울에도 1~5㎝의 눈이 쌓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신진호·최종권·박진호·김정연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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