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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로 거듭난 송민규 포항 개막전 승리 안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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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가 인천전 결승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송민규가 인천전 결승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에이스 송민규(22)는 빛났고, 팀은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K리그1 팀 개막전서 역전 결승골 #외국인 골잡이 빠진 팀 새 해결사 #인천은 주포 무고사 공백 아쉬워

 포항은 지난달 2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1시즌 K리그1(1부) 1라운드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2-1로 역전승했다. 후반 27분 송민규가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인천은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진 주전 공격수 무고사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포항은 지난 시즌 3위지만, 올 시즌 중위권 팀으로 분류됐다. 지난 시즌 33골을 합작한 일류첸코(19골, 전북 현대), 팔로세비치(14골, FC서울)가 나란히 팀을 떠난 탓이다. 지난 시즌 포항은 1위 전북(46골), 2위 울산 현대(54골)보다 많은 골(56골)을 기록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포항은 전반 내내 인천의 단단한 수비에 고전했다. 전반 27분 인천 아길라르에게 선제골까지 내주고 끌려갔다. 후반전 양상도 비슷했다. 후반 14분 신광훈이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수비 일변도의 인천을 뚫기가 만만치 않았다.

 균형을 깬 것은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상(신인왕) 수상자 송민규였다. 포항의 새 해결사인 그는 후반 중반까지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온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강상우의 왼발슛을 인천 골키퍼 이태희가 쳐냈다. 송민규가 번개같이 달려들었다. 인천 베테랑 수비수 오반석을 몸싸움 끝에 따돌린 송민규는 이태희까지 제치고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송민규는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8년 포항 입단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던 그가 지난 시즌 10골·6도움으로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연령별 대표팀 경험조차 전무한 그는 지난해 10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뽑혔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친선 평가전에서 국가대표팀 골문을 갈랐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등 번호(7번)와 포지션(왼쪽 공격)까지 손흥민(토트넘)과 닮아 ‘제2의 손흥민' 소리도 들었다.

 송민규는 "새 시즌을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결승골까지 넣어 기쁘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떠났지만, 동료들과 힘을 합쳐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공격력과 결과를 보여주겠다. 올해는 공격 포인트 20개 이상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 선수들은 왼팔에 이날 검은 리본을 달고 뛰었다. 25일 세상을 떠난 무고사의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무고사는 팀 동계 훈련에 참여하던 중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몬테네그로르르 다녀왔다. 무고사는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간암이었던 아버지는 무고사가 팀에 복귀한 25일 별세했다.

 한편 이날 스틸야드를 2899명의 관중이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프로축구연맹은 방역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인 수도권은 관중석의 10%, 1.5단계인 비수도권은 30%까지 관중을 받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전북과 서울의 리그 공식 개막전에 관중 619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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