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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위인전서 "핵에는 핵"…文언급없이 정상회담 자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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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위인과 강국시대』. 우리민족끼리 캡처=뉴스1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위인과 강국시대』. 우리민족끼리 캡처=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인전’이 발행됐다.

28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위인과 강국시대』라는 제목의 도서를 공개했다.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12월 30일 발간한 이 책은 총 620여쪽, 7개 챕터에 걸쳐 김정은 집권 10년간의 국방·외교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분야 성과를 담았다. 특히 김 위원장의 결정이나 일화를 소개하며 그를 추앙했다. 이 책은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맞이하며 발간된 것으로 보인다.

책은 무엇보다 핵무력을 과시했다. ‘핵에는 핵으로’ 소제목을 단 글을 통해 2016년 수소탄 실험과 이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공화국을 세계에 몇 안 되는 수소탄보유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려세워 주었다”고 강조했다.

책은 김 위원장의 사상과 신념, 의지, 배짱, 열정, 인덕이 모두 강한 “백두산형의 천출명장, 세계최강의 영수”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공화국을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무적의 강국으로 되게 하자는 것이 그이의 마음속에 간직된 억척의 신념”이라고 했다.

책에서는 “적대세력들과는 오직 힘으로, 폭제의 핵에는 정의의 핵 억제력으로만이 통할 수 있다”거나 “강위력한 핵 무력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핵 위협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며 이것이 김 위원장의 신조라고 거듭 강조했다.

7장 ‘자주와 정의의 축으로 지구를 돌리다’에서는 ‘지구를 뒤흔든 세기적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대외관계 성과를 서술했다. 그러면서 사상 첫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에만 15쪽을 할애하며 지대한 업적으로 자화자찬했다. 다만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또 판문점 회동 당시 함께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책에 언급되지 않았다.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표현으로만 소개했다.

다만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문선명 통일교 총재 등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고 일화를 소개했다. 여기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책은 “군사적 긴장 상태의 지속을 끝장내는 것이야말로 북남관계의 개선과 조선(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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