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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돌고돌아 결국 여기"…코로나 집콕에 웃은 '한국적 이케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샘

한샘

리모델링 열풍에 3년 만에 매출 2조원 돌파
‘낡은 집도 내부는 깨끗하게’ 수요 충분
‘한국적인 이케아’ 확실한 시장지배력

결국 간다, 한샘

경기 광명·시흥에 총 7만 가구 규모의 6번째 3기 신도시가 들어섭니다. 3기 신도시 중 덩치가 가장 크네요. 앞서 정부는 2·4 대책 때 2025년까지 전국에 26만3000가구(수도권 18만 가구)의 주택을 지을 신규 택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급 확대에 미온적이던 정부가 확실히 기조를 바꾼 듯 보입니다. 물론 당장 공급이 확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아직 2기 신도시도 덜 지었으니까요. 어쨌든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수혜를 보는 곳이 있을 겁니다. 건설사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껍데기 말고도 집엔 필요한 게 많잖아요? 가구나 인테리어가 대표적이죠. 한샘을 떠올린 이유입니다.

2020년에 한샘은 활짝 웃었습니다. 매출액이 2019년(1조6984억원)보다 21.7% 늘어난 2조674억원을 기록했죠. 역대 가장 좋은 성적표인데, 2017년 이후 3년 만에 매출 2조원대에 복귀한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66.7%나 늘었습니다.

코로나 덕 좀 봤습니다.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사람들은 집 분위기를 바꾸는 데 과감히 지갑을 열었습니다. 가볍게는 가전이나 가구를 새로 사는 거죠. 확 뜯어고치는, 즉 리모델링 수요도 많았습니다.

신혼집이든 리모델링이든 이것저것 알아보신 분이라면 들어보셨을 겁니다. “돌고 돌아 결국 한샘 간다”는 말을. 제품군이 다양한데다 가격도 대략 중간 수준이라 나온 얘길 겁니다. B2B 비중이 큰 현대리바트와 달리 한샘은 B2C가 강점인데요. 지역별로 매장을 많이 보유해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지만 한샘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전략도 나름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한샘이라고 하면 가구가 먼저 떠오르지만 매출 비중은 가구보다 리모델링(부엌 포함) 부문이 더 큽니다. 한샘의 리모델링 브랜드 리하우스는 이 시장의 강자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전국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성장에 대비해왔죠. 강승수 한샘 회장은 불과 6~7년 뒤인 2027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거라고 공언했는데, 여기엔 리모델링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실제로 리모델링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거로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1가구 1주택’ ‘실거주’ ‘재건축 규제’ 등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 관련이 있죠. 남의 집 살면 굳이 돈 들여 수리를 안 하지만 당분간 내가 살 집이라면 얘기가 다른 거죠.

이런 집 꾸미기 열풍은 코로나 인한 단기 이슈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1~2인 가구 비중 증가, 노후 주택 비중 증가 같은 구조적 변화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죠. 집은 좁고 낡아도 깨끗한 집, 예쁜 집에 살겠다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주가 측면에서 한샘의 전성기는 2014년~15년. 이케아의 한국 진출 직후입니다. 이케아는 가구를 꼭 제품 단위로 사야하는 건 아니란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대형 쇼룸을 내놓고 방 전체, 집 전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델이죠

이케아 출현이 강력한 위협이었지만 한샘은 가장 한국적인 이케아로 체질 변신을 잘 했습니다. 당시 그 기대감에 주가가 33만원대까지 치고 올라갔죠. 그때와 같은 수준은 아니어도 장사할 여건이 좋아졌고, 좋아질 거란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지난해 가구가 워낙 잘 팔렸으니 올해는 덜 팔릴 수 있습니다. 가구를 해마다 바꾸진 않으니까요. 지난해 리모델링 사업이 잘 된 건 일시적인 주택 거래량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저효과로 올해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의미죠. 약 3년 동안 10만원 전후에 묶여 투자자의 관심이 덜한 것도 약점.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어게인 2014는 아니겠지만 결국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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