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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사파이어 사자, 기린 브로치…주얼리판 동물의 왕국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68)

‘흰 소’ 이중섭, 1954년경.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사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흰 소’ 이중섭, 1954년경.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사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중섭(1916∼1956)은 ‘소의 화가’라고 불릴 만큼 소를 소재로 한 그림이 많다. 어릴 때부터 소의 커다란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행복했다니 ‘소의 화가’라는 별명이 무리는 아니다. 그는 사물을 오랫동안 관찰해 그리기로 유명했다. 한번은 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관찰했던지, 소 주인이 그를 소도둑으로 의심해 경찰을 불렀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이중섭의 이런 관찰력 덕분에 우리는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이중섭의 소를 볼 수 있다. ‘흰 소’, ‘황소’, ‘싸우는 소’,‘소와 어린이’ 등이 소를 소재로 한 작품의 대표작이다.

2021년 신축년의 신이 백색, 축이 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올해는 ‘흰 소의 해’다. 세계적인 감염 위기를 이겨 내야 하는 2021년 신축년 곳곳에서 우보천리(牛步千里) 하자는 덕담이 나온다. 이중섭의 ‘흰 소’를 소환해 본 이유다.

화가 이중섭이 소를 보면 마냥 행복했고 좋아했던 것처럼 동물은 인간과 교감하며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의 일부다. 보석으로 뒤덮인 주얼리의 세계에서 동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작지 않다. 약 100만 종에 이른다는 동물이 주얼리로 변신해 동물의 왕국이 펼쳐진다. 브로치로 탄생한 7가지 동물을 소개한다.

얼룩말과 원숭이 브로치. [사진 쇼메]

얼룩말과 원숭이 브로치. [사진 쇼메]


얼룩말과 원숭이

아프리카의 사바나 초원을 힘차게 달리는 얼룩말은 까맣고 하얀 줄무늬가 매력적이다. 큰 머리와 짧고 빳빳하게 서 있는 갈기가 특징이다. 눈이 머리 옆에 있어 사방을 잘 살필 수 있고, 급할 때는 무리가 함께 적을 둥글게 에워싸고 뒷다리로 걷어차기도 한다. 얼룩말 브로치 또한 현실처럼 생동감이 특징이다. 얼룩말의 몸통은 애나멜이, 입과 꼬리는 검은색 오닉스가 장식했다. 주얼리 세계에서 금빛 재간둥이 원숭이는 어떻게 사바나 정글을 횡단할까. 바로 줄무늬가 매혹적인 얼룩말의 등에 앉아 유유히 횡단하고 있다.

사자 브로치. [사진 쇼메]

사자 브로치. [사진 쇼메]

사자

타고난 용맹성과 위엄으로 인해 ‘백수의 왕’으로 불리는 사자는 권위와 위엄의 상징이다. 그런 사자가 주얼리 속 동물의 왕국에서 빠질 수 없다. 브로치 작품 속 사자는 권위보다는 라이온 킹같은 친근한 모습이다. 달콤한 낮잠을 즐긴 사자가 이제 막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친구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큰 기지개를 하고 있다. 몸통은 사파이어와 옐로 사파이어로 뒤덮였고 하늘을 향한 꼬리 끝에는 0.8캐럿 다이아몬드가 장식되어 있다. 발끝에 장식된 핑크 사파이어가 인상적이다.

기린 브로치. [사진 쇼메]

기린 브로치. [사진 쇼메]

기린

포유동물 중에서 키가 가장 큰 기린은 보통 키가 5.5m에 달한다. 더 큰 것도 있다. 기린은 대부분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대륙에 살고 대초원과 훤하게 트인 관목 지역에 무리를 지어 다닌다. 브로치가 된 기린은 머리는 화이트 골드로 몸통은 옐로 골드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몸통은 애나멜로 무늬를 표현했다. 기린 브로치 역시 키가 무척 크다. 기린의 긴 목이 락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하얀 구름을 뚫고 나올 정도다.

코끼리 브로치. [사진 쇼메]

코끼리 브로치. [사진 쇼메]

코끼리

코끼리는 육지에 사는 동물 중 몸집이 가장 크며 긴 코가 특징이다. 긴 코를 자유롭게 이용해 먹이를 먹는 동물로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동물이다. 그런 코끼리를 핑크 오팔 소재로 신비롭게 표현했다. 친근감을 부각하기 위해서인지 보석으로 채워진 아름다운 꽃다발을 가득 안고 있다.

플라밍고 브로치. [사진 쇼메]

플라밍고 브로치. [사진 쇼메]


플라밍고

키 약 1.2m, 몸길이 0.8~1.3m, 몸무게 2.5~3kg의 플라밍고는 대형 조류다. 연한 분홍색에서 진한 분홍색까지 아름다운 깃털을 자랑한다. 목과 다리가 얇고 매우 길어 마치 발레리나를 연상시킨다. 브로치가 된 한 쌍의 가냘픈 다리를 가진 두 마리의 분홍 플라밍고는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진 플라밍고의 부리 끝을 핑크 오팔과 검은색 오닉스로 표현했다. 다이아몬드와 핑크 사파이어로 장식한 반짝이는 날개 또한 우아한 모습이다.

개미 브로치. [사진 쇼메]

개미 브로치. [사진 쇼메]


개미

개미는 몸집이 작지만 자기보다 커다란 물건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다. 이 신기한 힘은 개미의 강한 턱에서 나온다. 큰 먹이를 찾았을 때는 협업을 한다. 역시 자연의 신비가 아닐 수 없다. 개미도 주얼리판 동물의 왕국의 단골이다. 협력의 대명사인 만큼 주로 무리를 지어 브로치에 등장한다. 브로치가 된 개미들이 감미로운 과일과 나뭇가지 사이를 곡예사처럼 넘나들고 있다.

얼룩말에 올라탄 금빛 원숭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용맹한 사자, 구름을 뚫고 나오는 키를 자랑하는 기린, 총천연색의 보석이 세팅된 꽃다발을 긴 코에 가득 담은 코끼리, 입맞춤하듯 부리를 맞대고 있는 플라밍고 커플 등. 브로치로 탄생한 동물들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동물의 왕국에 와 있는 듯 생생하다. 또한 친근하면서도 신비로움을 더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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