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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주인 닮는다는 말, 발레리나 이은원 보면 안다 [그 셀럽의 반려생활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 닮았죠?" 이은원 발레리나와 반려견 초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스튜디오까지 나들이했다. 우상조 기자 (촬영을 위해서만 마스크를 벗었고, 방역 수칙 준수했습니다)

"우리 닮았죠?" 이은원 발레리나와 반려견 초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스튜디오까지 나들이했다. 우상조 기자 (촬영을 위해서만 마스크를 벗었고, 방역 수칙 준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초코에요! 올해로 열 살 된 푸들이랍니다. 꼬불꼬불 갈색 털이 초코초코하죠?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제 엄마, 소개해드릴게요. 월드 클래스 발레리나 이은원 씨랍니다. 짜자잔! 우리 엄마 너무 예쁘죠?

포즈를 선보이는 발레리나 이은원 씨와, 그의 옆에서 신이나서 점프하는 반려견 초코. 우상조 기자

포즈를 선보이는 발레리나 이은원 씨와, 그의 옆에서 신이나서 점프하는 반려견 초코. 우상조 기자

저는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요. 첫 만남도 아직 생생해요. 제가 태어난 지 두 달쯤 됐을 때인데요, 충무로에서 엄마·아빠가 되어줄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근데 어느 날 창밖으로 너무 예쁜 사람이 지나가는 거예요. 뭔가 느낌이 뿅~ 왔어요. 저도 모르게 열심히 바라봤더니, 글쎄 텔레파시가 통했나 봐요. 엄마가 들어와선 바로 저를 데려가더라고요. 엄마도 운명을 느꼈대요.

그렇게 저는 엄마 아들이 되었답니다. 행복한 견생의 시작이죠.

"우리 엄마 무릎 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반려견 초코양. 우상조 기자

"우리 엄마 무릎 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반려견 초코양. 우상조 기자

때로 길에서 만나는 반려견 친구들이 저에게 체중조절 비결을 물어보곤 해요. 비결은 없어요! 제가 명색이 발레리나의 반려견인데, 아무거나 안 먹는답니다. 최애 간식은 달콤한 군고구마에요. 음 근데 이건 비밀인데요, 저도 아주 가끔은요 사료를 폭식하고 싶긴 해요. 하지만 체중 조절에 신경을 써야죠. 안 그럼 엄마가 건강 나빠진다고 걱정하거든요. 참, 제 특기 아세요? 두 다리로 서서 엄마에게 재롱부리는 건데요, 꼭 발레의 종종걸음 테크닉인 부레(bourrée) 동작 같다나 뭐라나요. 훗.

엄마와 함께한 지 벌써 10년이 됐네요. 세월 참 쓸데없이 빠르다니까요. 근데요, 사실 5년 전부터는 엄마를 매일 볼 수는 없게 됐어요. 엄마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였는데요, 5년 전에 글쎄 진짜진짜 유명한 발레리나인 줄리 켄트가 엄마를 보고 반한 거예요. 뭐 당연한 일이긴 하죠. 엄마가 워낙 잘하니까요. 켄트 예술감독님과 연습하는 모습이랑, 제 동영상 인터뷰는 바로 아래 링크에서 보여드릴께요. 반하실 거에요.

근데요, 켄트 선생님은 바다 건너 멀리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수도인 워싱턴DC에서 활동하거든요. 엄마를 데려가고 싶댔어요. 엄마가 저를 안고 고민 많이 했는데요, 정든 국립발레단 떠나는 것도 슬펐지만, 저도 이유였대요.

저를 데려가면 아무래도 제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잖아요. 근데 저는 혼자 있는 게 진짜 무섭고 싫거든요. 엄마를 못 보는 건 아쉽지만 자주 보러 와준다는 조건으로 엄마의 나홀로미국행, 오케이해줬어요. 창창한 앞날을 막으면 안 되니까요. 저 대견(犬)배 맞죠?

이은원 씨가 초코 대신 항상 지니고 다니는 초코를 닮은 핸드폰 케이스. 전수진 기자

이은원 씨가 초코 대신 항상 지니고 다니는 초코를 닮은 핸드폰 케이스. 전수진 기자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서울에서 지내고 있고요, 엄마도 저를 보러 최대한 자주 서울에 와요. 이번 겨울엔 그 어려운 이름, 뭐더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가요? 그것 때문에 못 올 뻔했는데요, 그래도 힘든 격리생활도 이겨내면서 서울에 와줬어요.

그래서 이렇게 사진촬영도 하고 인터뷰도 한거랍니다. 저는 엄마랑 계속 놀고 싶은데 사진기자 형이 자꾸 카메라를 보라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이렇게 예쁜 사진이 나와서 좋아요. 퍼레이드로 보여드릴게요. 옆으로 넘기시면 된답니다.

요건 발레의 기본 동작이에요. 우리 엄마 넘 우아하죠? 우상조 기자

아튀티드 동작을 하는 엄마에게 안길 수 있는 반려견은 흔치 않다구요~ 우상조 기자
엄만 제 거에요~ 우상조 기자
저도 엄마처럼 예쁘죠? 우상조 기자

엄마 얘기도 들어보고 싶으실 테니 전 여기에서 인사 드릴게요. 저희 반려견, 반려묘들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초코를 매일 못 보니 아쉬울 텐데요.  
“정말 많이 보고 싶죠. 미국에서 빈 집에 들어갈 때 초코가 특히 많이 생각나요. 서울 집에 들어오면 초코가 제일 먼저 쪼르르 나와서 반겨줬거든요. 그래도 제가 (서울) 집에 갈 때마다 저를 잊지 않고 반겨주는 게 너무 고맙고 행복해요.”  
초코와 함께 했던 추억 중 기억에 남는 건요?  
“초코의 존재만으로도 고맙지만, 얼마 전에 북서울꿈의숲에 초코를 데리고 간 적이 있는데요. 그때 초코가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좋아했어요. 그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그때가 가장 특별한 추억이에요.”
이은원 발레리나와 초코의 싸인 for 중앙일보 독자님들.

이은원 발레리나와 초코의 싸인 for 중앙일보 독자님들.

워싱턴발레단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줄리 켄트 예술감독님이 엄마처럼 따스하게 대해주세요. 코로나19 때문에도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써주시고요. 워싱턴 발레단에 간 게 첫 외국 생활이거든요. 한국이 그립긴 하지만 새로운 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아서 성장할 수 있는 기쁨도 커요.”
워싱턴발레단은 레퍼토리가 다양한 걸로 유명한데요.  
“현대무용 작품도 많고요, 같은 고전이라고 해도 다른 해석을 입힌 무대를 올릴 수 있어서 즐거워요.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서 관객분들도 더 자주 뵙고 싶어요. 물론 초코도 더 자주 보고 싶고요.”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영상 편집=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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