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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회장 '백신 거부'에 분노…현직 의사 "정치 데뷔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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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씨. 사진 페이스북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씨. 사진 페이스북

성범죄,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법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가 백신 접종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현직 의사가 “편협한 이기주의적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비판했던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씨는 25일 ‘의사들의 실추된 명예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실었다.

이씨는 “국민 건강을 협상 재료로 삼는 최대집 의협 회장의 주장은 전체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 결코 아니다”라며 “그는 12만 의사면허자 중 6400표를 얻고 당선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취임 전부터 극우 정치적 성향을 확연히 드러냈다고 평가한 이씨는 “최 회장은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나가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며 그의 행동이 정치인 데뷔를 위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의협 회장이 사실상 반정부 투쟁을 지속하면서 의사들 전체가 마치 하나의 편협한 이기주의적 집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매도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내가 아는 많은 의사는 대다수가 선량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며 돈을 많이 밝히지도 않는다”며 “이 와중에 의사들은 밥그릇에만 연연하는 추악한 이기주의자들인 양 모든 국민으로부터 돌팔매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에게 더 중요한 건 자신들이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국민이 알아주는 것”이라며 “의협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여 우리 사회에서 의사들이 더 신뢰받고 존중받을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협은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반발해 백신 접종 협력 거부를 포함한 총파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면허취소법을 볼모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병원협회도 “전국 모든 병원이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6일 전국 요양병원과 보건소 등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됐다. 화이자 백신 접종은 하루 뒤인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시작된다.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300명이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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