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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연휴, 직경 7m 전파망원경으로 태양 구경해볼까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중 하나인 칠레의 알마(ALMA) 전파망원경. [사진 ALMA(ESO/NAOJ/NRAO)]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중 하나인 칠레의 알마(ALMA) 전파망원경. [사진 ALMA(ESO/NAOJ/NRAO)]

우주의 천체에서 나오는 전파를 수신해서 관측하는 전파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를 사용하는 전파 망원경은 주로 연구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과천과학관은 26일 “3월 1일부터 2개월간 ‘전파로 보는 태양’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삼일절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국립과천과학관 전파 망원경은 국내 과학관 최대 규모의 망원경이다. 직경이 7.2m에 달하는 대형 망원경이자, 국내 과학관이 보유한 유일한 천체관측용 전파망원경이다.

사람의 눈으로 감지할 수 있는 가시광선(빛) 영역에서 별을 관측하는 광학 망원경에 비해, 전파 망원경은 전파를 발생하는 천체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전파 망원경은 두 개의 주파수대역(1.4GHz, 2.8GHz)을 이용해 천체를 관측한다. 관측 능력이 정밀해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잔해나, 우리 은하 나선형 구조의 '팔'에 해당하는 부위에 존재하는 중성수소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국내 과학관 최대 규모 전파 망원경

국립과천과학관이 3월 1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전파망원경. [사진 국립과천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이 3월 1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전파망원경. [사진 국립과천과학관]

전파 망원경은 대부분 연구기관에서 보유·운용하는 천체 관측 장비다. 중국 ‘톈옌(天眼·하늘의 눈)’과 칠레 ‘알마(ALMA·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가 직경 500m 크기의 세계 최대 전파 망원경이다. 국내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서울·울산·제주에 각각 직경 21m 전파 망원경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과학 자료·물품을 공개하는 장소인 과학관이 전파 망원경을 보유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편이다. 프랑스 라빌레뜨 과학관이 10m 전파망원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쟈 천문우주센터가 5m 크기의 전파망원경 3대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광학 망원경은 날씨나 태양 유무에 영향을 많이 받아 상황에 따라 관측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파 망원경은 날씨에 무관하게 항상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태양전파지도. [사진 국립과천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태양전파지도. [사진 국립과천과학관]

과천과학관이 3월 개설하는 ‘전파로 보는 태양’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다. ▶전파천문학·전파망원경 소개 ▶전파망원경 구동 시연 ▶태양 관측 ▶관측한 전파신호를 음향으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전파로 보는 태양’ 프로그램은 공휴일·주말에 하루 세 차례 진행한다. 과천과학관 웹사이트에서 하루에 5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단 초등학교 3학년 미만은 참여할 수 없다. 과천과학관은 현재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적용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하면 하루 참가 인원을 1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반대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상향 조정되면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한다.

조재일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 천문학박사는 “전파망원경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관측장비”라며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직접 관측하는 경험을 할 기회”라고 소개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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