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됐다. 노인을 제외한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부터 먼저 시작한다.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02일만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보건소, 요양병원 등 1915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행된다. 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생산한 제품이다.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 대상은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자료 불충분을 이유로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종할 것을 권고하면서 접종 대상은 약 31만명 정도로 줄었다. 접종 대상 가운데 실제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지난 25일 기준 28만9480명으로, 접종 동의율은 93.7%다.
한국보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는 대부분 ‘1호 접종자’를 정했으나, 질병청은 특정인을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질병청은 전날 참고자료를 통해 “26일 오전 9시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작되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분들이 모두 첫 번째 접종자가 된다”고 밝혔다.
우선 접종 첫날인 26일에는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266명이 백신을 맞는다.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는 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고, 거동이 불편한 경우라면 의료진이 방문 접종도 시행한다. 이와 별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배송받은 292개 요양병원에서도 접종을 시작한다.
정부는 기관별로 접종이 이뤄지기 때문에 첫날 접종 인원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노원구 보건소 첫 백신 접종자인 요양보호사 이경순(61)씨는 백신을 맞고 “백신 접종을 받으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한 얼굴로 “아침에 약간 긴장했지만 (지금은) 괜찮다”며 “그간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긴장됐는데 백신 접종을 받으니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