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3주 연속 오른다했더니…국제유가 60弗 어느새 더블

중앙일보

입력 2021.02.26 05:00

업데이트 2021.02.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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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63.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배럴당 1.55달러(2.5%) 올랐다.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도 2.64% 오른 배럴당 66.1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완연히 벗어난 모양새다. 유가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3월부터 급락했다. 같은 해 4월 20일에는 WTI가 배럴당 -37.63달러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원유를 팔려면 돈을 얹어줘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원유 수요가 급감해 재고량이 포화 상태에 이른 영향이었다. 이후 지난해 내내 배럴당 30~40달러 선을 오갔다. 그러다 지난달 50달러 고지를 밟았고, 순식간에 60달러 선까지 치고 올라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유가 전망치 중간값은 2025년까지 배럴당 65달러다. 하지만 최근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다시 열릴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든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WTI 목표가를 기존 65달러에서 72달러로 높였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소비가 늘면서 석유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에 거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유가는 물론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뛰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예고했다. 크리스티안 말렉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석유가 필요 없는 시점이 오기 전 석유 부족 사태부터 겪을 것”이라며 “그 사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또는 그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공급과잉 해소와 글로벌 부양책에 힘입어 수년 내 유가가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1일 서울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 ℓ당 휘발윳값이 1525원을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 ℓ당 휘발윳값이 1525원을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유가가 급등한 건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경제국에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글로벌 산유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위축으로 미국 셰일가스 공급이 줄어든 영향도 여전하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산유지인 텍사스에서 이상 한파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유가 급등세를 부채질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올해 전체 유가 흐름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가 더 낮은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예상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경우 유가가 약세로 반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름값 상승세에 주목하는 건 기름값이 물가 ‘바로미터’ 중 하나라서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를 1000으로 했을 때 전세(48.9)ㆍ월세(44.8)ㆍ휴대전화료(36.1) 다음으로 높은 게 휘발유(23.4)다. 기름값 자체보다 물가에 파생하는 효과는 더 크다. 기름값이 오르면 원재룟값, 물류비가 덩달아 오르고 석유류 제품 가격도 시차를 두고 따라 움직여 생활 물가 전반이 들썩일 수 있다.

당장 국내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상승세다. 2월 셋째 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윳값 평균은 ℓ당 1463.2원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7.3원 올랐다. 서울만 보면 연초부터 ℓ당 1500원을 넘겼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유가 상승세가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경우 미국발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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