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6세대 맏형 이인영 움직인다...이인영계 '3·3 총출동'

중앙일보

입력 2021.02.26 05:00

업데이트 2021.02.26 13:28

이ㆍ이ㆍ정(이재명 경기지사ㆍ이낙연 민주당 대표ㆍ정세균 국무총리) 3강 구도가 이어지는 여권 대선 레이스에서 당내 86 세대들 사이엔 “우리가 국가 운영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학생 운동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이 ‘86 세대’들에겐 자신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중추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인영 통일장관. 중앙포토

이인영 통일장관. 중앙포토

이런 86 기수론에서 ‘맏형’ 이인영 통일장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5일 저녁 유튜브 ‘이인영TV’에서 ‘투머치 토크라도 괜찮아’라는 이름으로 처음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다음 달 3일엔 ‘다시 평화의 봄, 새로운 한반도의 길’이라는 주제로 당내 의원들과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는 이인영 장관을 비롯해 기동민ㆍ김원이ㆍ조오섭ㆍ최종윤 의원 등 총 46명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관련 대북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여서, 신현영(의사 출신)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도 더러 있지만, 대체로 이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이인영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밑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인영계 인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고려대ㆍ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ㆍ김근태계 등 이 장관과 오래전부터 연을 맺어온 측근들이다. 모임에 참석하는 한 의원은 2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전부터 비정기적으로 모인 자리인데, 최근엔 매주 목요일마다 6~7명씩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한 달에 2~3차례씩 참석한다고 한다. 다만 참석자는 “대선을 논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때인 1987년 전대협을 결성해 1기 의장을 맡은 이 장관은 86 운동권의 맏형급이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끈 새천년민주당에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김근태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에서 활동해 친노와 대립하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원내대표와 통일장관을 맡으면서 범친문으로도 분류된다.

당내에선 최고위원을 2번(2010ㆍ2012) 맡았고, 20대 국회 원내대표 당시 ‘4+1 협의체’를 주도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켰다. 당내 한 수도권 의원은 “20대 국회 땐 우리 당이 120석밖에 없었는데도, 공수처법 처리를 끌어냈다. 이 장관의 리더십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성과”라고 말했다.

2019년 12월 31일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모습. 이날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민주주의의 일보 진전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민주 권력기관 시스템을 구축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법은 전날 본회의에서 찬성 160표로 통과됐다. 뉴시스

2019년 12월 31일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모습. 이날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민주주의의 일보 진전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민주 권력기관 시스템을 구축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법은 전날 본회의에서 찬성 160표로 통과됐다. 뉴시스

다만 지난해 통일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이 장관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취임 직후부터 ▶북한 맥주와 한국 설탕 등을 교환하는 ‘작은 교역’ ▶설 화상 상봉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북한의 무관심으로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이 장관은 25일에도 “금강산과 설악산을 잇는 남북동해안 관광특구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또다시 ‘모노드라마’로 끝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이 장관이 대선에 나설지를 결정할 최대 변수는 “장관으로서 어떤 업적을 내는지에 달렸다. 경선 전까지 아무 성과를 못 낸다면 다음 행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평이 나온다. 북한의 무반응에도 이 장관이 대북 정책에 매진하는 이유다. “이 장관이 출마를 결정하면, 무조건 캠프에 따라간다”고 자처한 한 호남 의원도 “우선은 통일장관으로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남북정상회담같이 빅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예방 남ㆍ북 공동 협력 등을 끌어낸다면 충분한 활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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