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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PCR 첫 도입한 여주, 닫았던 5일장도 다시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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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여주교도소 교도관들이 1~2시간이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여주시]

여주교도소 교도관들이 1~2시간이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여주시]

25일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현대삼호중공업. 공장 내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 4곳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직원들로 긴 줄이 생겼다. 검사를 받은 직원들은 근무하던 사무실이나 현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검사 후 1시간 30분이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서다.

검체 채취 1시간 30분이면 판독 #1만6000명 선제검사 나흘이면 끝 #무증상이나 집단 감염에 빠른 대응 #서울·광주·원주 등 잇단 도입 검토

전남도와 영암군은 2만여 명이 근무하는 대불 국가산업단지와 삼호조선소 등 근로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신속 PCR 검사’를 도입했다. 최소 6시간 이상이 걸리는 일반 검사와는 달리 공장을 세우지 않고도 전수조사가 가능하다.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1만6000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영암군 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 산업단지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 환자가 발생해 대불 국가산업단지와 삼호조선소 등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신속 PCR 검사를 진행했다”며 “검사 결과가 빨리 나와 직원들의 참여는 물론 기업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신속 PCR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취한 검체를 보건환경연구원이나 민간 분석기관으로 따로 옮길 필요 없이 검사부터 판정까지 현장에서 한 번에 이뤄져서다. 양성·음성 여부도 1시간 30분이면 나오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신속 PCR 검사는 경기도 여주시가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같은 해 10월 지역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게 계기가 됐다. 입소한 장애인을 비롯해 종사자와 방문자, 가족 등까지 34명이 감염됐다. 확진자 중 상당수가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이어서 신속한 역학조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여주시는 고심 끝에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한 후 물류창고와 대형쇼핑몰, 종교시설, 대중교통 종사자 등 4만400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여주시 전체 인구(11만1897명)의 39.3%가 검사를 받았다. 선제 검사를 통해 확인된 무증상 감염자만 19명이다.

코로나 검사 종류

코로나 검사 종류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하면서 지난달 25일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오일장을 열기도 했다. 전체 상인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음성’으로 확인되면 매장에 ‘코로나19안심존’ 스티커를 붙이고 영업하게 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신속 PCR 검사는 무증상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단 감염을 신속하게 차단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이후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하는 지자체와 기관도 늘고 있다. 전남도와 영암군을 시작으로 인천공항도 3월부터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신속 PCR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송파구와 강원도 원주시, 광주시 광산구청 등 타 지자체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코로나 1년, 경제의 봄을 맞이하자’ 토론회에서 신속 PCR 도입 사례를 설명했다. 참석 지자체 대부분이 여주시 사례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게 여주시의 설명이다. 여주시 관계자는 “신속 PCR 검사가 기존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시가 사용하는 신속 PCR 제품은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100%인 제품이라 기존 PCR 검사의 정확도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모란·김민욱 기자, 영암=진창일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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