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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닫힌 교문 열자’ 심층기사로 계속 다뤄주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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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23일 서울 상암동 본사 사옥에서 비대면으로 열렸다. 독자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이 화상을 통해 발언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23일 서울 상암동 본사 사옥에서 비대면으로 열렸다. 독자위원회에 참여한 위원들이 화상을 통해 발언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21년 두 번째 중앙일보 독자위원회는 23일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위원들은 2월 중앙일보 지면 및 디지털 기사에 대한 의견을 이메일로 보내왔고 이를 토대로 화상회의가 열렸다. 김우식(KAIST 이사장)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의 날 선 비판과 애정어린 조언을 소개한다.

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
‘김범수, 나눔 플랫폼의 꿈’ 기사
기업인의 철학에 계속 관심을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쿠팡이 미국증시 상장한 이유
국수주의적 논조로 설명 아쉬워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
‘원격수업에 교육격차 더 벌어져’
적절한 타이밍에 잘 짚어줘 

▶김우식 KAIST 이사장=9일자 1면 ‘플랫폼 거인 김범수, 나눔 플랫폼의 꿈’, 이어진 2면 김범수의 기업 철학 기사를 통해 인간 승리의 아름다운 장면을 소개했다. 크고 작은 유사한 일들이 계속 일어날 수 있도록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계속 하이라이트를 비춰주기 바란다.

또 4일자 1면 ‘그가 새로운 아마존을 찾아 떠난다’, 2면 ‘후임 CEO를 칭찬하면서 떠난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기사는 좋은 기획기사였다.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적 기업을 일군 기업인의 이야기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불어 넣어줬다.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15~17일자 경제면과 오피니언면에서 다룬 ‘쿠팡, 미국 증시 상장’과 관련, 미 증시 상장 이유를 차등의결권 부여라든지, 만년 적자기업에 대한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과도한 시장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서 등 한국의 제도나 규제의 불합리성에 원인이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 이런 논조는 외국인이나 자본시장 전문가 눈에는 약간 국수주의적이고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번에 상장한 회사는 한국에 있는 쿠팡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쿠팡 본사(Coupang LLC)다. 미국 기업이 미국에서 상장하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적자기업이라도 성장성만 있으면 상장이 가능하다. 쿠팡으로선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려면 미국이 당연히 유리하다.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22일자 ‘2년째 원격수업…저소득 맞벌이 취약계층 교육격차 더 벌어진다’ 기사는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기사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가별로 어떤 나라는 방역 우선주의를 택하고 어떤 나라는 교육과 방역의 가치를 등가로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학교가 멈추면서 단순히 교육격차가 벌어지는 것 이상의 많은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과연 학교를 이렇게 계속 멈출 것이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피하지 말고 이를 심층적으로 논의해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다.

디지털 뉴스 ‘연세대, 한양대 교수, 미 언론에 위안부 매춘 교수 옹호글’ 기사와 관련해 본인들은 기고 목적이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글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램지어 교수를 옹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동적인 기사를 쓰려는 의도로 왜곡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주 지적하지만 반일감정에 편승하는 기사는 좋지 않다.

김소연 뉴닉 대표
‘미얀마 사태’ 잘 정리해줬지만
다양한 배경지식 더 담아줬으면

김은미 서울대 교수
‘영화 승리호, K-우주 통했다’
‘K-○○’류 신조어 남발 말아야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를 말하다

▶민영 고려대 교수=4월 재보선을 앞두고 관련 기사들이 적지 않은데 주요 후보들을 둘러싼 판세 분석에 치우치는 전형적인 선거 보도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기가 일년여에 불과한 후보들이 현실성 없는 선심 공약을 남발하는데도 상당수 기사가 후보 주장을 그대로 중계방송했다. 그나마 2일자 ‘규모도, 사업비도 모르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깜깜이 통과?’, 9일자 ‘수조 원 넣고도 실패한 경인운하, 여전히 교훈 못 얻는 정치인들’ 기사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초래할 결과를 경고하는 날카로움을 보여줘 인상적이었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1월 27일자 ‘트럼프의 영웅, 20달러 지폐 인물, 흑인 여성운동가로 바뀐다’ 기사에서 내용상 큰 오류가 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집무실에 앤드류 잭슨 초상화를 떼고 벤저민 프랭클린 전 대통령 초상화를 걸었다고 썼는데 벤저민 프랭클린은 대통령이었던 적이 없다.

1월 27일자 1면과 4~5면에 실은 중국 서해공정 관련 기사는 중국의 팽창주의적인 성격을 잘 보여주는 깊이 있는 기사였다. 다만 방공식별구역(ADIZ) 등 전문 용어 설명이 주의 깊게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김은미 서울대 교수=22일자 1면 ‘교실 열자, 미국은 교수부터 백신 접종’ 4~5면에 ‘한국의 교육격차나 프랑스의 전면 등교방침’ 기사를 통해 현재의 방역정책을 대전환해야 하지 않느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 문제에 관해 핵심을 잘 짚었다.

9일자에 ‘K-우주 통했다, 승리호 출격하자마자 넷플릭스 세계 1위’ 기사를 썼는데 ‘K-○○’ 신조어 남발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신문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넷플릭스 세계 1위가 과연 한 면을 할애할 정도의 뉴스가치가 있을까. 제대로 된 영화나 공연 비평에 대한 아쉬움이 오히려 드는 기사였다.

나동현 유튜브 크리에이터
‘디지털 금과 오리지널 금’ 기사
경제계 트렌드 다뤄 독자와 소통

민영 고려대 교수
가덕신공항 등 대규모 국책사업
단순중계 않고 날카롭게 분석

양인집 어니컴 대표
‘쓰레기의 역습’ 기획 시리즈
코로나 방역의 이면 보여줘 

▶나동현 유튜브 크리에이터(대도서관)=매일 밤 인터넷 생방송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젊은 층들의 경제와 재테크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19일자 ‘디지털 금과 오리지널 금, 그 엇갈린 운명’ 기사는  경제계에도 큰바람이 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사였다.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인 만큼 더 심층적인 기획 시리즈를 통해 중앙일보만의 시각으로 독자와 소통했으면 좋겠다.

▶양인집 어니컴 대표=3~5일자 ‘쓰레기의 역습’ 시리즈는 환경 면에서 코로나19 방역의 반대급부를 잘 다뤘다. ‘마스크 쓰레기, 여의도를 17번 덮는다’ ‘플라스틱의 산’ 등은 핵심을 잘 설명했다.

2월 1~22일 중앙일보 디지털의 많이 본 기사 랭킹을 체크해보니 14일과 16일 학폭 관련 기사였다.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이나 징계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이런 나쁜 문화를 퇴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전·현직 운동선수 인터뷰, 심리학자 의견, 해외 케이스를 스터디해 심층취재 시리즈를 연재하면 좋겠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기사 제목에 큰따옴표 과용
언론의 필터 기능 포기하는 것

임유진 강원대 교수
‘중국의 서해공정’ 관련 기사
ADIZ 등 전문용어 설명 어려워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
백신기사 4개 한데 묶어서 편집
상세한 정보 전하는 노력 돋보여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8일자 4~5면에 ‘러시아·중국산도 OK…’‘아스트라 백신 남아공발 변이엔 효과 제한적’ 등 백신 관련 4개의 기사를 묶어서 편집해 독자들에게 백신 전체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돋보였다. 그동안 신뢰를 받지 못했던 러시아 백신, 국내 백신 개발의 한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용 문제 및 확산 가능성 등 기사 내용 전체가 현시점에서 백신에 관한 상세 내용을 전달했다.

22일자 1면과 4~5면을 통해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등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썼는데 시의적절했다. 국내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 외국 사례, 특히 질병관리청장의 입장을 잘 분석해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잘 설명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기사 제목에 큰따옴표(“ ”)를 많이 사용하는 문제를 다시 지적하고 싶다. 특히 중앙일보 디지털의 경우 타 언론과 비교할 때 실제 인용한 말이 아닌데도 사용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은 큰따옴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언론의 기능 중 하나인 편집과 필터 기능을 스스로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학폭 보도와 관련, 정치인들이 자신의 과거 행적이나 발언으로 대가를 치르는 것에 비해 학폭 관련자들이 비례에 맞지 않는 사회적 비난과 처벌을 감수하는 것이 아닌지를 점검했으면 한다.

▶김소연 뉴닉대표=22일자 ‘미얀마군 발포로 4명 사망…로힝야 학살한 33사단 소행’ 기사는 현재의 미얀마 사태를 잘 정리했다. 하지만 국제 기사의 특성상 현지 단체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데 단체명만으로는 그 단체의 역사나 성향이나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지면을 할애해 다양한 주체들에게 대한 배경지식을 전달해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으면 좋겠다.

정리=차세현 국제외교안보 에디터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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