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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국내 라면 시장에 루키들 도전장…뜨거워진 국물 전쟁

중앙일보

입력

국내 라면 시장에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콕’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커지면서다.

오뚜기와 빙그레가 협업해 만든 '꽃게랑면'과 '참깨라면타임'. 상대 회사의 기존 제품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든 첫 사례다. [사진 오뚜기]

오뚜기와 빙그레가 협업해 만든 '꽃게랑면'과 '참깨라면타임'. 상대 회사의 기존 제품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든 첫 사례다. [사진 오뚜기]

25일 오뚜기는 빙그레와 손잡고 신제품 ‘꽃게랑면’을 출시했다. 빙그레 과자 제품인 ‘꽃게랑’을 오뚜기 라면으로 리메이크했다. 같은 날 빙그레는 오뚜기 라면인 ‘참깨라면’을 과자로 만든 ‘참깨라면타임’을 내놨다. 오뚜기는 “식품기업 간 최초로 선보이는 협업으로 소비자에게 신선한 재미와 새로운 맛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꽃게랑면은 시원한 꽃게탕 국물에 꽃게랑 과자 모양의 어묵 플레이크를 넣은 점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최근 카카오프렌즈와 함께 라면 용기와 나무젓가락 등 한정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하림은 연내에 신제품 ‘순라면’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림은 최근 라면 업계 퇴직 임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에는 전북 익산에 5000억원 규모의 ‘하림푸드 콤플렉스’ 공장을 완공했다. 풀무원도 지난해 8월 라면 브랜드 ‘자연은 맛있다’로 정·백·홍면 3종을 선보이며 라면 시장 추가 공략에 나섰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을 쓰고, 포장지에는 수성잉크를 써 탄소 발생량을 줄인 제품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마트에서 직원이 라면 판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의 한 마트에서 직원이 라면 판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조15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라면 시장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조1500억원(추정)에 이른다. 해외 매출까지 합치면 라면 시장 규모는 3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거리 두기로 인해 2조원 이하에서 수년간 정체됐던 라면 시장 규모가 지난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은 농심이 시장 절반 이상을 꿰찬 1강 구조다. 오뚜기는 약 20%, ‘불닭볶음면’의 삼양과 ‘비빔면’의 팔도가 각각 10%가량의 점유율로 뒤를 따르고 있다.

농심은 ‘짬뽕건면’과 컵라면 ‘농심쌀국수소고기장국’ 등 신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다음 달 초 비빔면 신제품 ‘배홍동’을 선보인다. 연간 1400억원 규모의 하절기 라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연구원과 마케터가 함께 1년여간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닌 끝에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을 제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배와 홍고추·동치미를 갈아 숙성시켜 만든 비빔장이 강점이다.

농심이 다음 달 초에 새로 내놓는 비빔면 '배홍동'. 배와 홍고추, 동치미로 비빔장을 만든 제품이다. [사진 농심]

농심이 다음 달 초에 새로 내놓는 비빔면 '배홍동'. 배와 홍고추, 동치미로 비빔장을 만든 제품이다. [사진 농심]

한 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에서 다양한 업체의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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