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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TV 플랫폼 시장 출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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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전자는 넷플릭스 등과 협력해 글로벌 TV 업체에 웹OS를 공급한다. [사진 LG전자]

LG전자는 넷플릭스 등과 협력해 글로벌 TV 업체에 웹OS를 공급한다. [사진 LG전자]

미국 RCA, 중국 콩카 등 글로벌 TV 업체에서 출시하는 스마트TV에 LG전자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웹OS’가 탑재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OS’가 사실상 독점해온 스마트TV 운영체제(OS) 시장에 LG전자가 출사표를 낸 것이다.

해외 20여 업체 TV에 웹OS 탑재 #점유율 1위 구글 안드로이드 추격 #넷플릭스·유튜브 등과 파트너십 #별도 인증없이 콘텐트 볼 수 있어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TV에만 탑재해온 웹OS를 RCA와 콩카, 에이온즈(호주) 아이와(일본) 등 해외 TV 제조업체 20여 곳에 판매했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는 이들 회사에서 생산하는 TV 대수에 과금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스마트TV의 OS는 컴퓨터의 윈도나 크롬처럼 TV의 작동을 관리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수신기와 모니터만으로 구성된 일반 TV와 달리, 스마트TV OS를 통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콘텐트를 검색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출하되는 TV 중 85%(2억1300만 대), 삼성전자·LG전자 TV의 90% 이상이 스마트TV다. 이 스마트TV에 탑재되는 OS 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OS가 28%로 1위다(2020년 3분기 기준). 다음은 삼성전자 타이젠OS(20%), LG전자의 웹OS(10.5%) 순이다. 일본의 소니·파나소닉·샤프, 중국의 TCL·하이센스·샤오미 등이 구글과 손을 잡고 있다. 삼성과 LG는 각각 자사가 생산하는 스마트TV에만 자체 OS를 탑재해왔다.

글로벌TV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글로벌TV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LG전자 측은 웹OS에 대해 개방성과 직관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어느 제조사의 디바이스에도 적용할 수 있고 넷플릭스·유튜브·아마존 등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에서는 이들 콘텐트를 별도 인증 없이 볼 수 있다. LG전자로서는 스마트TV 서비스를 확대할 기반도 마련했다. 웹OS 사용자가 늘어나면 시청 이력 데이터를 대규모로 모을 수 있고, 이를 분석해 ‘맞춤형 광고’ 등 수익사업을 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TVOS.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스마트TVOS.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향후 LG전자는 하드웨어 중심이던 TV 사업을 소프트웨어 분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의 광고·콘텐트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인 알폰소를 인수한 데 이어 웹OS 사업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식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스마트TV에서도 OS가 절대적인 기능을 한다”며 “중소 TV 제조사가 생산한 저렴한 TV에 웹OS를 깔면 사실상 고가의 LG전자 스마트TV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OS인 윈도 판매에 주력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것처럼, LG전자가 웹OS 판매에 나선 것은 ‘스마트TV계의 MS’가 되려는 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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