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양동현 “축구하기 딱 좋은 35세, 목표는 15골”

중앙일보

입력 2021.02.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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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양동현

양동현

27일 개막하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은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활약이 주목 받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득점 2~4위에 오른 일류첸코(전북), 세징야(대구), 팔로세비치(서울)가 건재하다. K리그 4연패를 이룬 전북의 간판 골잡이 구스타보(전북), 떠나간 주니오(창춘 야타이) 대신 울산의 최전방을 책임질 루카스 힌터제어도 득점왕 후보다. 반면 토종 스트라이커 간판격인 이동국과 정조국은 나란히 은퇴했다. K리그는 지난 4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올 시즌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천하 맞설 토종 골잡이
올 시즌 K리그1 승격한 수원 이적
지난해 3골, 노쇠화 우려에 맹훈련
“동국이 형도 내 나이 때 전성기”

토종 골잡이의 명예를 세울 주인공으로는 수원FC 베테랑 스트라이커 양동현(35)이 첫 손에 꼽힌다. 통산 315경기에서 93골을 터뜨려 현역 K리거 중 득점 1위(역대 13위)다. 이동국(228골)과 정조국(123골)의 계보를 이을 유력 후보자다. 올 겨울 성남FC에서 수원FC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새로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최근 제주도 서귀포의 수원FC 동계훈련지 숙소에서 만난 양동현은 “훈련을 거듭하며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어린 시절 양동현은 ‘축구 천재’로 각광받았다. 16세이던 2002년 대한축구협회 차세대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 1기 멤버로 뽑혀 FC메스(프랑스)에 유학 갔다. 유럽 선수 못지 않은 체격(1m86㎝, 80㎏)에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겸비한 그는 단박에 유럽 현지 구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듬해 스페인 1부 레알 바야돌리드에 입단하며 유명세를 탔다. 프로 계약 직전 허벅지를 다쳐 프리메라리가 데뷔 기회를 놓친 게 옥의 티였다.

양동현

양동현

국내로 돌아온 그는 2005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를 노크했다. 이후 매 시즌 꾸준히 득점포를 터뜨리며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포항 스틸러스 소속이던 2017시즌엔 19골을 몰아쳐 타가트(22골, 당시 수원 삼성)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용광로 스트라이커’라는 별명을 얻은 시기다. 이듬해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세레소 오사카와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뛰었다.

2년 간의 일본 무대 도전을 마치고 지난해 국내에 복귀했지만,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 최전방 공격수로 꾸준히 뛰고도 3골에 그치자 일각에서 “양동현은 끝났다. 은퇴할 때가 됐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왔다. 양동현은 “핑계 대고 싶지 않다. 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부정적인 평가가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한 건 사실이다. 올해는 득점으로 확실히 인정받겠다.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15골. 지난해 기준으로 리그 득점 4위권에 해당한다. 축구에 ‘올인’하기 위해 양동현은 이사부터 했다. 홈구장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집을 구했다. 이동 시간을 줄여 훈련 또는 경기 후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15골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줬다. “스트라이커는 득점이 최우선”이라며 수비 부담을 덜어 공격에 전념하도록 배려했다. 양동현은 “득점에 집중하되, 기록에 욕심내지 않겠다. 7골 차로 다가선 개인통산 100호골과 올 시즌 15골 고지에 오르려면 부담감부터 버려야 한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이)동국이 형과 (정)조국이 형도 내 나이때 전성기를 누렸다”며 활짝 웃었다.

서귀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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