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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인의 변신은 무죄① 쿨내진동 오바마, 스포티파이도 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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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이들의 쿨한 변신이 화제다. AFP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이들의 쿨한 변신이 화제다. AFP

대통령직을 역임 또는 도전한 그 후의 삶은 어떨까. 적어도 태평양 건너 이 두 인물의 경우엔 즐거운 도전의 시간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 이후 백악관에 대통령으로서의 재입성을 꿈꿨으나 석패한 힐러리 클린턴 얘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데 이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클린턴 역시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로 자타공인하는 필력의 소유자이지만 최근엔 소설가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세계 최고 권좌의 주인공이었거나 주인공을 꿈꿨던 이들의 쿨한 진화를 소개한다.

쿨내폴폴 오바마의 변신은 무죄…스포티파이까지 석권  

버락 오바마가 ‘전 대통령’으로 불리기 시작한 2017년 1월, 그는 55세였다. 지천명(知天命)을 얼마 지나지 않은 그의 퇴임 후 행보엔 적잖은 관심이 쏠렸고, 그는 역시 기대 이상의 에너제틱한 행보를 선보여왔다. 회고록도 출간했고, ‘오바마 재단’을 설립해 다양성에 방점을 찍은 젊은 리더 양성에도 힘썼다. 여기까진 여느 미국 전임 대통령과 두드러지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고 새로운 협업을 즐긴다는 점에서 차별화한다. 가장 뚜렷한 최근 행보가 스포티파이 팟캐스트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한 영상을 겸한 이 팟캐스트에서 오바마는 록 음악의 아이콘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함께 출연한다. 오바마는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 리스트를 스포티파이 등을 통해 매년 공개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예고. 록의 '보스'로 불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함께 출연했다. [페이스북 캡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예고. 록의 '보스'로 불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함께 출연했다. [페이스북 캡처]

오바마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예고편에서 그는 “록의 아이콘으로 엄청 쿨한 그와 달리 나는 쿨하지 않지만 우린 오랜 좋은 친구”라고 농담한다. 스프링스틴은 올해 72세다. 스프링스틴에게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음악계에서 입지가 탄탄해 별명이 ‘더 보스(the Boss)’인 그는 오바마의 오랜 지지자로, 2008년 오바마가 대선에 처음 도전할 때부터 지지 공연을 하는 등 힘을 보태왔다. 록 전문 DJ 겸 작가인 정승환 라커스 대표는 본지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의 후계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록 음악계의 큰 형님”이라고 스프링스틴에 대해 설명했다. 스프링스틴의 대표곡 중 하나인 ‘본 인 더 유에스에이(Born in the U.S.A)’는 미국 대선 유세장 단골 곡이다.

2016년 스프링스틴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오바마 당시 대통령. AFP=연합뉴스

2016년 스프링스틴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오바마 당시 대통령. AFP=연합뉴스

록의 큰 형님과 정치 베테랑이 모여 얘기하는 것은 그러나 각자의 분야를 뛰어넘는다. 스포티파이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인종 문제와 결혼생활, 남성성, 아빠라는 존재 그리고 미국의 미래”를 논한다. 제목은 ‘이단아들(Renegades)’, 부제는 스프링스틴의 대표곡이자 미 대선 유세장의 단골 노래인 ‘본 인 더 유에스에이(Born in the U.S.A.)’로 붙였다. 제목에 대해 오바마는 “우리는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미국이라는 이 나라를 이해하려고 애썼다”며 “이번 팟캐스트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진실과 공동체의 의미를 구하는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각자의 아버지에 대한 소회도 솔직하다. 스프링스틴은 “내 아버지는 말수가 적고 무뚝뚝해서 나는 ‘아버지는 가족이 부끄러운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자랐다”며 “아버지를 보며 남성성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에 오바마는 “내 아버지는 내가 두 살 때 가족을 떠났고 10살 때 나와 한 달 동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잠시 왔는데, 내겐 그런 아버지가 그저 타인이었다”며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팟캐스트 현장에서 둘은 흉금을 터놓는다. AP=연합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팟캐스트 현장에서 둘은 흉금을 터놓는다. AP=연합뉴스

반향은 뜨겁다. 친(親) 오바마 성향이 뚜렷한 CNN은 “오바마와 스프링스틴이 한 팀으로 뭉쳤다”고 물론 환영했고, 비교적 객관적인 경제매체인 CNBC 역시 “최근 스포티파이의 다각화 노력 중 두드러지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이외에도 자신의 회고록 발간을 계기로 전 세계 12개국에서 작가를 꿈꾸는 고등학생 24명과 함께 언택트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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