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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택배 기업의 스마트 무인택배함, 왜 손실을 보고 있나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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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과 배달원 서로 '윈윈', 안전하고 효율적이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택배 물량을 자랑한다. 2020년 작년 한 해에만 약 830억여 건의 택배가 대륙 여기저기를 오갔다. 하루에 약 2억여 건 이상의 수치다. 전 세계 연간 택배 물량의 절반은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의 스마트 택배보관함 [사진출처= 제멘신원(界面新闻)]

중국의 스마트 택배보관함 [사진출처= 제멘신원(界面新闻)]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는 일찍이 대도시를 위주로, '스마트 무인택배함'이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중국의 아파트 단지 입구나 내부 구석진 곳을 잘 찾아보면 이러한 무인택배함을 꽤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택배 배달원은 수령자의 집 문 앞까지 놓을 필요 없이 이곳에 물건을 넣고 잠근 후, 온라인 쇼핑 플랫폼상에 '배송 완료'로 상태를 업데이트한다. 그 후 알림을 받은 고객이 해당 무인택배함으로 가서 어플 상에 적힌 수취번호나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며 택배를 찾아갈 수 있는 구조다.

고객의 입장에선 문 앞의 택배를 도난당할 위험이 없어 좋고, 배달원 입장에서는 더 편리하고 빠르게 일을 할 수 있어 서로에게 좋은 방식으로 여겨져 왔다.

막상 까봤더니? 수익성 좋지 않은 '스마트 무인택배함' 사업 

[사진출처= 신화통신]

[사진출처= 신화통신]

그런데 겉보기에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식인 이 스마트 무인택배함이, 막상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려운, 수익률이 높지 않은 사업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고객과 배달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식인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사업주가 운영해보니 손해를 보기 일쑤인 사업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손해를 보는 원인 중 하나는 높은 고정비다.

스마트 무인택배함 하나를 운영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고정비용이 지출된다는 것이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 무인택배함 운영사 중 한 곳인 하이브박스(HIVE BOX)는 무인택배함 1대당 매년 1만2천500위안(215만8천원) 정도의 고정비를 지출하고 있다. 부지 임대료와 전기료가 고정비의 주된 항목이었다.

하이브박스는 2020년 1분기에 3억3천400만 위안(577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동시에 순손실이 2억4천500만 위안(423억원)에 달했다.

[사진출처= GPLP]

[사진출처= GPLP]

지출이 많더라도, 만약 무인택배함의 이용률이 높고 적정한 수수료를 받을 수만 있다면 이러한 손실이 날 일이 없다. 스마트 무인택배함 업체가 손실을 보는 두 번째 이유다. 생각보다 이 무인택배함의 활용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왜 활용률이 높지 않을까. 이유는 택배 운송업체 측에서 무인택배함을 잘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인택배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택배 운송업체 측에서 수익성에 문제가 생긴다.

중국의 택배 운임은 꽤 저렴한 편에 속한다. 중국 택배업계에 아직 독과점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고, 그래서 업계 내 업체들은 매우 치열한 경쟁을 직면하고 있다. 택배 운임이 줄곧 낮게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택배 운임 자체가 이미 낮은데 무인택배함 이용 수수료까지 낼 돈이 있을 리 만무하다. 결국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도, 택배 배송원이 무인함을 이용하지 않고 고객 집 문 앞까지 배송하는 이유다.

어우양쥔(歐陽俊) 노동경제학회 고용촉진전문위원회 사무총장은 "업계가 작지 않은 투자를 해 스마트 무인택배함 보유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미비하고 말단 배송의 주요 루트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 뎬샹바오(电商报)]

[사진출처= 뎬샹바오(电商报)]

중국의 택배 물량은 이미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태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택배 처리량은 누적 833억6천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노동경제학회 고용촉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5년 후에는 이 수치가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된다면 130만 명의 택배기사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노동력을 대체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바로 스마트 무인택배함이다. 노동경제학회 고용촉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전국 택배 물량이 2배로 증가하면 스마트 무인택배함 160만 대를 추가로 만들어야 30%의 말단 배송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3천 명 규모의 1천 가구가 사는 아파트 단지 1곳에 104칸짜리 스마트 무인택배함 7.5대가 들어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동(150가구)마다 1대꼴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명한 점은 업계 투자와 경쟁만으로는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중국 국무원이 스마트 무인택배함에 공공성을 부여했지만, 관련 세부 지침이 부족해 개발업체와 관리사무소가 터무니없는 가격 흥정을 하는 등 실행에 어려움을 빚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란옌리(蘭艷麗) 국가우정국 발전연구센터 연구3부 부주임은 중국 정부도 스마트 무인택배함과 말단 배송 종합서비스 장소를 공공서비스 시설에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부지 문제가 해결된다면 무인택배함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시장이 살아나기만 한다면 3~4선 이하 도시로까지 무인택배함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사진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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