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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TV 플랫폼 시장 출사표 “‘스마트TV계의 MS’가 되겠다는 시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전자가 자사 스마트 TV에 적용하는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웹OS를 세계 20여곳의 TV 제조업체에 판매했다. 사진은 webOS 플랫폼을 적용한 TV 예시.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자사 스마트 TV에 적용하는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웹OS를 세계 20여곳의 TV 제조업체에 판매했다. 사진은 webOS 플랫폼을 적용한 TV 예시. [사진 LG전자]

미국 RCA, 중국 콩카 등 글로벌 TV 업체에서 출시하는 스마트TV에 LG전자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웹OS’가 탑재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OS’가 사실상 독점해온 스마트TV 운영체제(OS) 시장에 LG전자가 출사표를 낸 것이다. 제조업체가 소프트웨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미국 RCA 등 20여 TV에 탑재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TV에만 탑재해온 웹OS를 해외 TV 제조업체 20여 곳에 판매했다고 24일 밝혔다. RCA와 콩카, 아욘즈(호주) 아이와(일본) 등인데 앞으로 거래 업체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들 회사에서 생산하는 TV 대수에 과금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스마트TV의 OS는 컴퓨터의 윈도나 크롬처럼 TV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수신기와 모니터만으로 구성된 일반 TV와 달리, 스마트TV는 인터넷에 연결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콘텐트를 검색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TV 2억2535만 대 가운데 85%(약 2억1300만 대), 삼성전자·LG전자 TV의 90% 이상이 스마트TV다.

글로벌TV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글로벌TV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스마트TV OS 시장은 구글의 안드로이드OS가 점유율 28%로 1위다. 일본의 소니·파나소닉·샤프, 중국의 TCL·하이센스·샤오미 등이 구글과 손을 잡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의 타이젠OS(20%), LG전자의 웹OS(10.5%) 순이었다. TV를 제조하지 않고 스마트TV OS만 따로 개발·판매해온 구글이 시장을 주도해온 셈이다. 그동안 삼성과 LG는 각각 자사가 생산하는 스마트TV에만 자체 OS를 탑재해왔다.

스마트TVOS.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스마트TVOS.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소프트웨어 사업 ‘본격 시작’ 의미  

LG전자 측은 웹OS에 대해 개방성과 직관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어느 제조사의 디바이스에도 적용할 수 있고, 홈 화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구성이 쉽고 간편하다. 넷플릭스·유튜브·아마존 등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에는 이들 콘텐트를 별도 인증 없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로서는 스마트TV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웹OS 사용자가 늘어나면 시청 이력 데이터를 대규모로 모을 수 있고, 이를 분석해 ‘맞춤형 광고’ 등 수익사업을 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웹OS 구매 업체를 늘리기 위해 무료 채널인 ‘LG채널’, AI 기반 음성인식 등 부가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하드웨어 중심이던 TV 사업을 소프트웨어 분야로 확장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의 광고·콘텐트데이터분석 스타트업 알폰소를 인수한 데 이어 웹OS 사업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리얼텍, 세바, 유니버설일렉트로닉스 등 다수의 글로벌 콘텐츠 및 기술·솔루션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전 세계 20여개 TV 업체에 웹OS 플랫폼을 공급한다. [사진 LG전자]

LG전자는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리얼텍, 세바, 유니버설일렉트로닉스 등 다수의 글로벌 콘텐츠 및 기술·솔루션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전 세계 20여개 TV 업체에 웹OS 플랫폼을 공급한다. [사진 LG전자]

박형세 본부장 “하드웨어적 강점도 부각될 것”

김형식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스마트TV에서도 OS가 절대적인 기능을 한다”며 “중소 TV 제조사가 생산한 저렴한 TV에 웹OS를 깔면 사실상 고가의 LG전자 스마트TV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OS인 윈도 판매에 주력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것처럼, LG전자가 웹OS 판매에 나선 것은 ‘스마트TV계의 MS’가 되려는 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LG전자 TV는 하드웨어에서는 올레드패널, 소프트웨어에서는 웹OS로 LG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웹OS 수출로 해외 TV 제조사의 스마트TV와 LG TV의 주요 기능이 같아지더라도, LG전자 TV의 하드웨어적인 강점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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