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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대표 표류기 ‘표해록’ 쓴 문인 장한철 생가 제주에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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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면

조선시대 해양문학 표해록을 저술한 장한철의 생가가 애월읍에 복원됐다. [사진 제주시]

조선시대 해양문학 표해록을 저술한 장한철의 생가가 애월읍에 복원됐다. [사진 제주시]

조선 후기 『표해록(漂海錄)』을 저술한 문인 장한철(張漢喆·1744~미상)의 생가가 제주에 복원됐다. 『표해록』은 1770년(영조46년) 장한철이 바다에서 표류하다 돌아오기까지의 체험을 기록한 책이다.

1771년 저술한 ‘해양 문학의 백미’ #디지털 콘텐트 접목해 3월에 개장

제주시는 23일 ‘애월리 한담해변 일원 장한철 생가터 초가 신축 및 전시공간 조성사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6억8000만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안거리’(안채, 57㎡)와 ‘밖거리’(바깥채, 39㎡)로 구성된 초가 신축을 마무리했다. 2월 내로 내부 전시물 설치를 완료하고 오는 3월에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제주시는 제주 출신인 장한철 생가 내부에 조선시대 해양문학의 대표적 작품인 『표해록』을 디지털화해 전시한다. 생가를 찾은 이들은 누구나 이 디지털북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구들과 정지(부엌)에 책장과 불을 지피는 곳인 굴묵 등을 재현해 옛 생활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표해록』은 학계에 보고된 조선시대 표해기(漂海記) 가운데 문학성이 가장 높은 해양 문학자료로 평가된다. ‘해양 문학의 백미’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제주도 유형문화제 제27호인 책에는 당시의 해로와 해류, 계절풍 등 내용이 실려 해양지리서로서 문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 제주의 삼성 신화와 백록담, 설문대할망·류큐(일본 오키나와의 고대왕국)태자 관련 전설도 기술돼 설화집으로서 가치도 높다.

장한철은 조선 후기 영조 때 현 제주시 애월읍에서 태어나 당시 대정현 현감을 역임한 문인이다. 1770년 당시 27세 때 대과를 보기 위해 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다가 풍랑을 만나 류큐제도(일본 오키나와)에 표착했다. 당시 무인도에서 왜의 해적 등에게 값진 물건을 뺏기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후 기적적으로 일본으로 향하던 안남(현 베트남) 상선에 발견돼 겨우 조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제주에 돌아온 장한철은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1771년 『표해록』을 저술했다. 이후 장한철은 1775년 별시에 합격해 대정현감과 흡곡현령 등을 역임했다.

『표해록』은 제주지역 향토기업인 삼남석유 고(故) 장시영 회장이 2016년 5월 국립제주박물관에 영구 기증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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