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회의 호텔리어 韓에 떴다…'펜트하우스'서 만난 이 남자

중앙일보

입력 2021.02.23 06:00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의 칼 가뇽 총지배인. 호텔 28층 펜트하우스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나오는 실제 룸이다. [사진 아코르그룹]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의 칼 가뇽 총지배인. 호텔 28층 펜트하우스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나오는 실제 룸이다. [사진 아코르그룹]

“서울은 최첨단 기술이 있는 세계적인 도시입니다. 잠재력도 매우 크죠. 서울엔 이미 많은 호텔이 있지만, 아시아의 다른 대표 도시와 비교하면 럭셔리 호텔이 많은 건 아닙니다. 그래서 아코르 호텔 그룹 최고급 브랜드인 페어몬트의 상륙은 매우 상징적이죠.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이 되도록 만들어가겠습니다.”

24일 여의도에 문을 여는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칼 가뇽(47) 총지배인의 각오다. 그는 2006년 베트남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21개국 정상의 회의와 행사를 진두지휘했던 베테랑 호텔리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개별 정상회담도 그의 손을 거쳤다. 당시 5성급이던 소피텔 브랜드를 ‘헤리티지 럭셔리’ 등급인 소피텔 레전드로 향상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901년 개관 후 두 번의 APEC 정상회담과 2019년 북미 정상회담까지 치른 이 호텔은 세계적인 여행잡지 ‘트래블+레저’가 세계 100대 최고 호텔로 꼽은 바 있다.

페어몬트 호텔은 2017년 드라마 ‘도깨비’에 캐나다의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호텔’이 등장해 유명세를 치렀다. 캐나다 퀘벡 출신인 가뇽 총지배인이 어릴 때 뛰어놀던 동네가 바로 이 호텔 근처다. 가뇽 총지배인을 지난 18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28층 펜트하우스에서 만났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부동산 재벌 로건 리(박은석 분)가 머물었던 그 방이다.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의 칼 가뇽 총지배인. 호텔 28층 펜트하우스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나오는 실제 룸이다. [사진 아코르그룹]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의 칼 가뇽 총지배인. 호텔 28층 펜트하우스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나오는 실제 룸이다. [사진 아코르그룹]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도 세계 100대 최고 호텔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기대야 당연히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문제는 마라톤과 같다. 메트로폴 하노이 역시 상징적인 호텔이 되기까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서울은 이제 막 시작한 곳이고 많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문을 연 럭셔리 호텔의 생존 전략은 뭘까.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 오기 전 베트남·태국 등 아시아에서만 15년을 근무했다. 아시아에 특별히 관심이 있었나.
“어릴 때부터 왕조와 궁전 등 아시아 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음식을 좋아한다. 아시아에서도 한국과 일본·중국·베트남 등 국가에 따라 음식의 스타일과 맛·향이 저마다 다르고 다채롭다. 또 아시아 고유의 친절함과 따뜻함이 있다. 한국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서울의 다른 럭셔리 호텔과 차이점은.
“첫째로 식음 업장에 투자를 많이 했다. 국내 캐비아 농장과 협약을 맺고 최상급의 국산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 두 번째는 유연성이다. 평일 최대 30시간까지 투숙 가능한 ‘30시간 위크 데이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한가로운 주중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럭셔리 호텔은 뭐가 달라졌나.
“아코르 그룹은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한다.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 플래닛21을 통해 윤리적 소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호텔 옥상 공간을 활용한 도심 양봉이 대표적이다. 우리도 여의도 상권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다. 29층 루프톱 테라스를 갖춘 모던 유러피안 레스토랑 ‘마리포사’는 일과 후 한강을 조망하며 가볍게 칵테일 한 잔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다. 26일 문을 여는 서울 최대 백화점 ‘더현대 서울’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다. "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의 1층 로비에서 포즈를 취한 칼 가뇽 총지배인. [사진 아코르그룹]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의 1층 로비에서 포즈를 취한 칼 가뇽 총지배인. [사진 아코르그룹]

럭셔리 호텔의 핵심 경쟁력은 대면 서비스인데, 이제 비대면이 불가피한 시대다.
“그래서 QR코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TV 속 QR코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레스토랑에서도 QR코드로 메뉴판을 본다. 휴대전화로 각국의 신문과 잡지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아코르는 위생·방역 가이드라인 ‘올 세이프’(ALL SAFE)도 갖췄다.  7층을 통째로 미팅룸 7개로 꾸민 갤러리7은 대표적인 맞춤형 공간이다. ‘아잘레아스’ 룸은 연회장 내 주방을 갖추고 있다.”  
‘럭셔리’를 정의한다면.
“호텔리어로서 럭셔리란 ‘지속성’이다. 고객에게 한 번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그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건 절대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호텔은 이제 휴가나 비즈니스를 위해서만 머무르는 공간이 아니다. 일상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고유의 문화와 가치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호텔이 앞으로도 사랑받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은 청정 지역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관광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때를 대비하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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