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가 해외 부동산이나 항공기 등에 투자했다가 문제가 생긴 자산은 1조2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을 점검한 결과다.
총 해외 대체투자 규모 70조4000억
금감원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국내 36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70조400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험사의 전체 자산(1087조원) 중 6.5%를 차지한다. 보험사가 직접 해외 자산을 매입하기보다는 국내·외 자산운용사의 간접투자 상품에 돈을 맡기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를 지역별로 보면 미국(38.1%)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영국(9.2%)·프랑스(3.8%)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 대상별로는 해외 부동산(24조1000억원)과 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20조원) 등에 쏠려 있었다.
금감원 점검에서 부실 징후가 있거나 수익성이 나빠진 해외 투자 자산은 1조2778억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이상은 해외 부동산 투자(6962억원)였다. 특히 건설 공사가 늦어지거나 중단돼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은 930억원이었다. 해외 부동산 자산 중 6032억원어치는 세입자에게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펀드의 만기를 연장하는 등 투자 조건을 변경했다. 해외 SOC 투자에서 문제가 생긴 자산은 4612억원, 항공기·선박 투자 자산은 1154억원이라고 금감원은 파악했다.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은 4조4000억원이다. 이 중 절반 정도는 부동산 관련 투자다. 만일 해외 부동산 시장의 여건이 좋아지지 않으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