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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뉴페이스 찾기 성공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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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놀면 뭐하니?’ 2021 동거동락에서 철가방 퀴즈를 진행하는 모습. 유재석이 철가방을 현란하게 움직이자 출연자들이 그 안에 든 물건을 보다 가까이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사진 MBC]

‘놀면 뭐하니?’ 2021 동거동락에서 철가방 퀴즈를 진행하는 모습. 유재석이 철가방을 현란하게 움직이자 출연자들이 그 안에 든 물건을 보다 가까이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사진 MBC]

“작게나마 후배들이 꿈을 꿀 수 있는 무대가 있었으면 한다.”

MBC 장기 프로젝트 ‘동거동락’ #신구 예능인 조화 꿈꾸며 출사표 #“20년 전 포맷” “신인에 기회 제공”

지난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개그맨 유재석이 밝힌 소망은 곧 현실이 됐다. MBC ‘놀면 뭐하니?’ 김태호 PD가 미국에서 온 엔터계의 거물 ‘카놀라 유’라는 부캐(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다른 캐릭터)를 생성해 올해 방송에서 활약할 신구 예능인 찾기에 나선 것.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배우 김소연·조병규부터 역대 지상파 3사 대상 수상자인 김숙·김종민·탁재훈에 이어 엔터계의 대모 ‘나대자’(홍현희)가 추천하는 예능 원석 김승혜·신규진·하준수·이은지·김해준 등 다양한 얼굴이 등장했다.

막상 ‘2021 동거동락’에 대한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달 9일 새 얼굴 찾기에 나선 방송분 75회 시청률은 12.7%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으로 ‘동거동락’이 시작한 80회와 81회 방송분은 각각 9.6%, 8.8%로 하락세다. 1968년생 가수 탁재훈부터 2002년생 래퍼 이영지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직업을 아우르며 세대 통합 쇼를 외쳤지만 ‘보자 보자 고민을 말해보자!’ 정도를 제외하면 2000~2002년 방영된 ‘목표달성! 토요일-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과 다를 바 없었던 탓이다. 당시 데뷔 10년 차에 처음 진행을 맡아 MC로서 자질을 인정받았던 유재석은 이번에도 댄스 신고식부터 방석 퀴즈, 철가방 퀴즈 등 그 시절 레전드 코너들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시대 흐름에 거스르는 퇴행적 시도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난해 부캐 열풍으로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던 ‘놀면 뭐하니?’가 올해 첫 프로젝트로 들고나온 것 치고는 다소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유산슬의 트로트, 싹쓰리의 여름 댄스 등은 과거 유행하던 음악이라는 소재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부캐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갔다면 동거동락은 20년 전 그 자리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제작진은 “다양한 스타들이 편안하게 매력을 발산하고 매주 새로운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는 포맷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과거 예능 등용문과도 같았던 ‘동거동락’이 이에 가장 가까운 형태가 아닐까 싶었다”고 밝혔지만 정작 새 얼굴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유산슬 프로젝트로 작사가 이건우, 작곡가 박현우 등 새로운 전문가가 발굴되거나 제대 후 자리를 잡지 못하던 광희가 ‘수발놈’ 캐릭터로 재부상한 것과 다른 모양새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으로 점철된 현 상황을 타개하려는 적절한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MBC ‘라디오스타’ 등 기존 토크쇼에는 게스트가 3~4명밖에 출연할 수 없지만 ‘동거동락’은 10여명이 출연해 신인들에게도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제공된다”고 밝혔다.

한편 유재석의 뉴페이스 예능인 찾기는 ‘놀면 뭐하니?’ 밖에서도 계속된다. 조병규와 함께 올 상반기 방송 예정인 KBS2 ‘컴백홈’은 스타들이 낯선 서울살이를 시작했던 첫 보금자리로 돌아가 그곳에 현재 살고 있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유재석으로선 ‘해피투게더4’ 종영 이후 1년 만에 KBS 복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8년 론칭해 tvN 대표 예능으로 자리잡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난달 스핀오프 ‘난리났네난리났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성대모사로 유행어를 만든 부산세관본부 김철민 팀장, 모델 최소라 등 ‘유퀴즈’에서 ‘난리 난’ 출연자들이 모여 동호회 활동을 하는 콘셉트로, 새로운 예능인 발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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