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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미달 2만6000명…지방대 ‘학생 절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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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이 속출하면서 추가모집 인원이 2만6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2005학년도 입시 이후 16년 만에 최대다. 특히 비수도권 대학의 추가모집이 전체의 90%를 넘었다.

미달수 작년 3배…지방대가 91% #학령인구 급감하며 정원 못채워 #의·치·한의대도 20명 추가 모집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162곳에서 진행되는 추가모집 규모는 총 2만6129명으로 전년도(9830명)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이날 오후 2시 기준 지방대 의학계열(의예과, 치의예과, 한의예과) 추가모집 인원도 20명으로 집계됐다. 추가모집은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이뤄진다.

추가모집은 정시모집 추가합격자까지 뽑았는데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에서만 진행한다. 올해 추가모집은 대부분 비수도권 지방대에 몰려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추가모집 인원은 총 2240명으로 전체의 8.6%에 불과하지만 비수도권은 2만3889명으로 91.4%에 달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북이 4331명으로 가장 많고, 부산(3883명)·전북(2566명)·충남(1989명) 등이 뒤를 이었다. 경북 소재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이 총 9000여 명인데 절반 가까이 채우지 못한 셈이다. 대학 중에는 대구대(경북·876명), 동명대(부산·804명), 상지대(강원·769명) 등 지방 사립대가 정시모집 인원의 절반 이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대입 추기모집 인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역별 대입 추기모집 인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사립대 뿐 아니라 지역 거점국립대 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모집을 실시하는 곳이 적지 않다. 경북대(135명)·경상대(123명) 등 지방거점 국립대 9곳이 715명을 추가모집한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방대의 대규모 미달 사태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 탓으로 보고 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전년(54만8734명)보다 5만5301명 감소했다. 수능 지원자가 대학 입학 정원(55만5774명)보다 6만 명이나 적게 된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령인구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학들은 정상 운영에 비상이 걸렸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사립대 교수는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가 더 빨리 진행될 텐데 어떤 대책을 세워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추가모집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통상 90% 정도는 추가모집으로 충원하지만 올해는 수험생이 워낙 줄어 추가모집 인원이 200명 이상인 대학은 30~40% 미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에서는 지원자가 줄면서 턱없이 낮은 성적으로 합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대입 커뮤니티에는 수능에서 평균 6등급 이하 성적을 받고도 지역 거점국립대 수학과에 합격했다는 사례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 학과에는 19명 선발에 49명이 지원했는데, 합격자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 추가합격이 이어지면서 가장 성적이 낮은 지원자까지 합격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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