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파동에 핀셋인사 막혔다…'이성윤에 반기' 변필건 유임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18:47

업데이트 2021.02.22 21:09

법무부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반기를 든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월성 원전 수사팀 등 주요 수사팀을 모두 유임하는 검찰 중간간부인사를 22일 단행했다. 2월 7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패싱에 이어 이번에도 ‘핀셋 찍어내기’ 인사설이 돌았지만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에 흐름이 확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박범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봉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앞쪽은 신현수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한겨레 이종근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앞쪽은 신현수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한겨레 이종근 선임기자

‘핀셋 인사 안된다’ 뜻 모였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중간간부) 16명 전보 인사를 포함해 오는 26일자 인사를 발표했다.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채널A 검언유착),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월성 원전),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 등 주요 수사팀장은 모두 유임됐다.

이날 오전 열린 검찰인사위에서도 ‘핀셋 인사’가 화두가 됐다. 외부위원들을 포함한 인사위원 6명 중 4명 가량이 ‘핀셋 인사’에 반대하는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한 위원은 “사실상 모든 위원들이 핀셋 인사에 반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법무부도 인사위원회 종료 후 “공석 충원 수준으로 전보 인사를 최소화한다”고 인사 원칙을 발표했다.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중간간부급 승진·전보 인사 심의를 위한 검찰인사위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중간간부급 승진·전보 인사 심의를 위한 검찰인사위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2인자’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날 검찰인사위에 참석하면서 “중요사건의 수사팀, 대검이나 중앙지검 보직 부장들의 현 상태 유지와 사직으로 발생한 공석을 채우고, 임의적인 핀셋인사는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 상태”라고 이례적으로 공개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초 법무부는 이성윤 지검장과 ‘채널A 사건’ 수사에서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를 놓고 대립한 변필건 부장 등을 콕 집어 ‘핀셋 인사’로 교체하고 윤 총장 징계를 주도했던 간부들이 요직에 가는 초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에 윤 총장이 “검사장급 인사에선 업무 연속성을 도모한다고 해놓고 중요 수사나 업무를 주도해온 중간 간부는 바꾸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신현수 사의’가 갈랐다

법무부의 ‘핀셋 보복인사’안은 신 수석의 사의에 결정타를 맞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사의 이후 휴가를 떠난 신 수석과 박 장관의 물밑 조율도 활발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장관 입장에서도 검사장 인사 발표 이후에야 대통령에게 사후 재가를 받고, 인사권자인 대통령 ‘패싱’에 대한 책임을 묻는 감찰 요구까지 있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각종 비판이 쏟아진 만큼, 더 이상 검찰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려웠으리란 뜻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뉴스1

박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중간 간부 인사에 대해 민정수석과 소통했냐”는 질문에 “여러차례 만나고 통화했다. 제 판단으론 충분히 소통했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기간 직접 만나거나 연락을 취해 협의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엔 “구체적인 (소통) 채널 등은 말씀드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 수석 역시 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한다며 일단 업무에 복귀했지만 사의 파문의 불씨는 남은 상황이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주도로 윤 총장 징계를 추진했다가 법원 판단에 의해 무산한 뒤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임명됐다. 극한으로 치달았던 법무부-검찰 갈등의 봉합책이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인사는 “월성 원전‧김학의 불법출금 수사와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추진, 7월 광폭 검찰 인사 예고 등 곳곳이 지뢰밭”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민‧김민중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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