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사태’ 유탄 맞았나…초대 국수본장 50일 넘게 공석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16:01

올해 1월 1일 출범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수장 자리가 50일 넘도록 공석이다. 외부 인사를 채용할지 내부에서 발탁할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국수본부장 임용권을 가진 청와대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경찰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오른쪽)이 전해철 행전안전부 장관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오른쪽)이 전해철 행전안전부 장관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조정 후속 조치로 경찰의 수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경찰청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경찰은 당초 2월 안에 국수본부장 선발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지난달 1일~11일 공개모집을 진행했다.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이창환 변호사, 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다. 이들 가운데 서류심사와 종합심사를 거쳐 최종 1명을 추려야 하는데 이를 놓고 청와대와 사전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안감부터 대통령이 임용권 행사

경찰공무원법 제7조에 따르면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은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2년 임기의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이다. 총경과 경무관의 경우 경찰청이 주관하는 승진심사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임용을 주도한다고 한다. 치안감 이상 정부 인사는 별도의 승진심사위 없이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구조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 계급 이상 정부 인사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사전에 해당되는 기관과 협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며 “어느 정도 협의가 되면 추천 절차를 밟아 인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경찰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사태를 수습하느라 정신없을 텐데 국수본부장을 누구 시킬지 신경이나 쓰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종호 민정수석 후임에 임명된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종호 민정수석 후임에 임명된 신현수 신임 민정수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와 관련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경찰청장 “발표 시기 전망 어려워”

청와대와 경찰청 간 협의가 더 늦어질 경우 당초 예상과 달리 3월로 임용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가 3월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 “제가 추측이나 전망을 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국수본부장 공백이 더 길어지면 검경수사권 조정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물론 주요 사건 수사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청장은 이날 ‘외부 후보자 5명 가운데 1명인가 아니면 현직인가’하는 질문에도 “아직까지 최종 결론이 안 났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청와대와 경찰청이 국수본부장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채용하기로 한 것은 초대 본부장이라는 상징성 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사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사실상 청와대가 국수본부장 임용권을 가진 데다 발표까지 늦어지면서 당초의 취지가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정부 인사는 시간을 딱 정해놓고 하진 않는다”며 “그때그때 적절한 분위기나 타이밍을 살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