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에 번진 산불, 축구장 414개 태웠다···복구에 20년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14:30

업데이트 2021.02.22 14:49

경북 안동 등 5개 지역 연쇄 산불 

초봄 산들바람을 타고 번진 산불로 인해 축구장 414개 규모의 숲이 재가 됐다.

21일 오후 3시 20분께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3시 20분께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시작한 산불이 발생 21시간만인 이날 낮 12시20분쯤 산림 200여 ㏊를 태운 뒤 주불이 잡혔다. 진화인력은 일몰 전까지 현장에 남아 물을 뿌리거나 산림 부산물을 제거하는 등 잔불 감시 체제에 돌입했다. 나머지 경북 예천, 경남 하동, 충북 영동, 충남 논산 등 4곳에서 난 산불은 오전에 진화됐다.

경북 안동 낮 12시20분 진화…4개 지역 오전에 불 꺼

 앞서 지난 21일 오후 경북 안동과 예천, 경남 하동, 충북 영동, 충남 논산 등 5곳에서 잇따라 산불이 나 이틀째 진화 작업이 진행됐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22일 오전 7시쯤을 기해 전국 지자체 등에 배치된 헬기 70여대를 안동 등 대형 산불 현장에 나눠 투입했다. 이들 지역에선 초속 3~4m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어 헬기 운용이 효과를 봤다. 초속 10m 이상 강풍이 불면 공중 진화가 어렵다.

 충북 영동 매곡면 산불은 발생 17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30분 진화됐다. 충남 논산 벌곡면 산불도 오전 9시 25분쯤 꺼졌다. 경남 하동 산불은 오전 9시45분, 경북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완진됐다. 불이 차례로 꺼지자 소방당국은 기존에 발령한 대응 2단계를 대응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건조한 대기, 강한 바람이 산불 키워 

21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산림청은 산불을 끈 지역에 조사팀을 보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산림 당국은 안동 산불은 쓰레기 소각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영동 산불은 화목보일러에 나온 불씨가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안동·예천·하동·영동 등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은 산림 296㏊(296만㎡)로 잠정 집계됐다. 통상 축구장 1개 면적을 7140㎡로 계산했을 때 축구장 약 414개 면적에 달한다. 조사 결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산림당국은 대기가 건조한 상태에서 바싹 마른 나무가 빠르게 타들어 가면서 불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실효 습도는 강원과 경북 지역에서 30∼40%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실효 습도가 50% 이하면 건조하다고 본다.

20시간 동안 잿더미 된 산림, 회복에 최소 20년

21일 오후 경남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야산에서 불이 나 연기가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경남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야산에서 불이 나 연기가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안동시 등 8개 시·군에는 지난 17일부터 건조주의보를 내려졌다. 전날 낮 12시 충북 영동군, 오후 2시30분 강원 남부산지, 오후 8시 경북 북동 산지 등에 강풍주의보를 내려 평소보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산불 발생 지역 4곳의 최초 발화 당시 풍속은 초속 4m~5.6m 정도였다. 산림청 관계자는 “초속 5m 이상이면 수직으로 올라야 할 산불 연기가 누워서 흘러갈 정도로 불이 번지는 속도가 평소보다 빠르다”며 “지형과 기류에 따라 다르지만, 지형이 건조할 경우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18~21시간 동안 지속한 산불 피해지역을 복구하는 데는 최소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발생한 강원 고성 산불은 2000여㏊의 피해지역에 조림사업에만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최형규 산림청 산림자원과 사무관은 “조림사업 이후 나무가 광합성이나 탄소동화작용 같은 최소한의 산림 기능을 하는데 최소 20년~30년이 소요된다”며 “현장 복구 조사단을 보내 사방댐이나 산사태 예방 사업 수요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논산·영동=김윤호·신진호·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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