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생중계한다는데…테슬라식 원격주총 국내선 ‘불가’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14:13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3월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3월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동학 개미’를 비롯한 개인 투자자가 더욱 편리하게 회사의 의사 결정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주총이 ‘경영진과 주주 간 소통의 창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현대차도 삼성전자도 ‘주총 생중계’ 결정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주총을 온라인으로도 중계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등록한 주주를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경제개혁연대로부터 주총 온라인 병행 개최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의 권고대로 올해 주총을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는 전자투표제를 지난해 도입한 상태다.

양재동 본사에서 열릴 현대차의 올해 정기 주총에는 정의선(51) 회장이 사내 등기이사로 참석한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지난해 말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도 이번 정기 주총에서 정식 상정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 한 명을 여성으로 추천할 계획이다.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목적이다.

현대차에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온·오프 병행 주총을 실시했다. 주주들은 온라인을 통해 질문할 수 있고, 회사 임원들이 주총 현장에서 온라인을 통해 이에 답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주총을 온라인 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함에 따라 방역 측면에서도 온라인 중계를 병행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주총 당시 일론 머스크 CEO가 회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테슬라 유튜브 계정 캡처]

지난해 9월 주총 당시 일론 머스크 CEO가 회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테슬라 유튜브 계정 캡처]

테슬라의 지난해 9월 연례 주총은 사실상 원격 형태로 실시됐다. 사전에 추첨된 주주 240명만 테슬라 자동차에 탑승한 채 공장 주차장에 모여 비대면 형태로 진행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테슬라의 지난해 9월 연례 주총은 사실상 원격 형태로 실시됐다. 사전에 추첨된 주주 240명만 테슬라 자동차에 탑승한 채 공장 주차장에 모여 비대면 형태로 진행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테슬라가 주총을 사실상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주총을 개최한 테슬라는 추첨으로 선발된 주주 240명만 현장에 불렀다. 소액 주주 대다수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로부터 회사 현황을 청취했다. 머스크는 주총 직후 테슬라의 배터리 기술을 소개하는 ‘배터리 데이’를 곧바로 진행했다. 전 세계 전기차 이용자의 관심을 받았다.

테슬라식 원격 주총은 현행법상 불가  

국내 기업의 경우 테슬라처럼 온라인 주총만을 여는 건 불가능하다. 현행 상법에서 이사회는 원격 개최를 허용하지만, 주총은 특정 장소에 열도록 규정해놨기 때문이다. 상법에 따르면 주총 장소도 본점 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곳에서 소집하게 돼 있다. 정지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에선 2000년대 초부터 각주 별로 전자 투표뿐 아니라 전자 주총이 허용됐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이 생겨났다”며 “주총에 유연성을 허용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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