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 국정과제인데" 인국공 노조 고소한 구본환 사유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12:02

업데이트 2021.02.22 14:14

‘인국공 사태’ 이후 해임된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 사장이 지난해 9월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집행부를 고소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국정과제”를 이유로 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사 내부 CCTV 영상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반출내역을 작성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사태가 공정성 논란을 빚었다. 지난 해 6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인국공 직원이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뉴스1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사태가 공정성 논란을 빚었다. 지난 해 6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인국공 직원이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뉴스1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실이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구 전 사장 측은 지난해 9월 노조 집행부 임원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구 전 사장은 지난해 6월 22일 오후 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안검색대 요원 1000여명 등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직접고용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노조 조합원들이 구 전 사장을 막아서며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충돌을 빚었다.

구 전 사장 측은 노조가 “기자회견과 공항운영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서 “노조가 고소인(본인)의 기자회견장 진입을 다수의 위력으로 방해하고, 회견장 입구에서 고성을 지르고 위협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진행을 방해했다”며 “기자회견 진행을 포기하고 사무실로 복귀하려 하자 단체로 고함을 지르고 밀치면서 진로를 막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구 전 사장 측은 고소장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국정과제”인 점을 들며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2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구 전 사장 측은 “고소인은 정부의 정책을 적극 이행하기 위해 직고용을 결정했다”며 “공사 정규직 전환 문제는 단지 한 공기업의 경영판단을 넘어서,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공적 이슈로 대두됐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 해결을 위한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1호로 추진된 국정과제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전 사장이 지난해 9월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제출한 고소장 일부 캡처.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실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전 사장이 지난해 9월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제출한 고소장 일부 캡처.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실 제공

구 전 사장 측은 노조가 그간 언론 인터뷰나 침묵 피켓 시위 등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한 것에 대해선 “형법상 정당행위 범주에 속한다”면서도 “기자회견 당일 업무를 방해하고 고소인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현장 CCTV 영상 5건을 참고 자료로 제출했다.

정치권에선 “CCTV 영상을 불법 반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가”급 국가보안시설로, 청와대, 국회의사당, 대법원 등과 같은 급의 중요도를 지닌다. 이 때문에 CCTV 영상을 반출할 때에는 관리대장에 일일이 반출 여부를 기록해야 한다. 기록이 없다면 제3자에게 영상을 제공할 때 관리대장을 작성하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및 공사 사규를 위반한 것이 된다.

그러나 구 전 사장 측은 해당 CCTV 영상을 법원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반출 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민 의원실이 확인한 2020년 1~10월 공사 개인영상정보 반출 및 열람 관리대장에 따르면 공사 측은 해당 영상을 법원에 제출한 사실을 기록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정규직 전환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전임 사장이 CCTV 불법 반출이라는 불법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해당 사건 관련자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추가적인 불법 사항은 없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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