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해·고령화·도시재생까지…한·일·중 협력 10년간 상당한 발전”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00:03

업데이트 2021.02.22 10:28

지면보기

종합 18면

출범 10년 ‘한일중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히사시 사무총장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이하는 국제기구 ‘한일중 3국 협력 사무국(TCS)’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63) 사무총장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84년 서울 어학연수부터 시작해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문화공보원장과 총괄공사를 거치면서다. 주중 일본대사관 공사까지 지낸 그에게 3국 협력은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6일 그를 만나 그간의 3국 협력 성과와 계획을 들어봤다.

‘한일중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사무총장은 “한일중 협력은 3국 모두 실리가 있다. 다만 이웃 나라도 생각 차이가 크고 상호 이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한일중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사무총장은 “한일중 협력은 3국 모두 실리가 있다. 다만 이웃 나라도 생각 차이가 크고 상호 이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3국 협력, 쉽지는 않을 텐데.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분야별 21개 장관회의를 주축으로 다양한 활동을 한다. 환경과 재해방지, 고령화를 비롯한 보건, 과학기술·교육·도시재생까지 3국 국민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업무다. 비즈니스, 대학, 미디어 교류도 활발하다. 많은 보람을 느낀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다.
“서울에 사무국을 두고 한일중 직원 32명이 근무한다. 공식 언어는 영어다. 사무총장은 2년 단임제로 3국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자체 프로그램도 한다. 지난해 7월 코로나 대책 웨비나는 70개국에서 9000명이 시청했다. 한일중 3국의 코로나 대처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 견주면 여전히 아쉽지 않나.
“유럽은 종교·문화, 정치체제, 경제 수준 등 회원국 간 공통점이 많다. 이런 점에서 유럽연합과 (동아시아는) 크게 다르다.”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사무총장이 16일 오후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사무총장이 16일 오후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국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나.
“한국은 ‘이웃 나라는 외모가 비슷하고 편하다’는 발상이 중·일보다 강하다. 실은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차이가 크다. 세계 어디서나 이웃 교류는 오히려 난이도가 높다. 다르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그런 차이가 한일 갈등에도 영향 미칠까.
“일본에서는 1965년 한일기본협정의 기반이 손상되고 있다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나서 한잔하면 된다는 식으로 편하게 생각해서는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 한 재일교포의 얘기를 들어보겠다. 한일 시민교류로 이야기를 나눈 뒤, 일본인은 ‘아, 이렇게 갭이 큰가’라며 깊이 한숨을 쉰다. 같은 자리에 있던 한국인은 ‘한일은 역시 똑같다. 우리 전혀 문제없다’고 웃는다. 비슷해 보이지만 한일은 이렇게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의지를 보였는데, 한국을 38년간 지켜봤으니 요즘 상황이 안타깝겠다.
“돌아보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후 몇 년 정도가 제일 좋은 시기였다. 그때 한국인들은 ‘한국은 이제 성숙한 나라다. 일본과의 관계를 선악으로만 보지 않는다. 우리는 일본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드디어 건설적인 관계가 시작됐다고 일본 쪽이 무척 환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신뢰 관계가 오히려 후퇴한 것 같다.”
그런 간극을 좁히는 게 협력국의 역할 아니겠나.
“공동 관심사를 키워나갈 생각이다. 의식적인 노력이 서로 필요하다. ‘자연에 맡겨서’ 잘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요즘 중국이 한국보다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중일 관계가 좋지 않은 원인을 묻는 중국 설문조사에서 ‘중국의 반일감정과 민족주의’라는 응답이 10%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일본을 너무 잘 안다는 함정에 빠져 있지 않나. 더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사무총장이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미치가미 사무총장이 서울 광화문 S타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동호 논설위원 dong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