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진검승부, 김순옥의 ‘펜트하우스’가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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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시즌2로 돌아온 '펜트하우스'의 주단태(엄기준·왼쪽), 천서진(김소연) [사진 SBS]

시즌2로 돌아온 '펜트하우스'의 주단태(엄기준·왼쪽), 천서진(김소연) [사진 SBS]

다시 펼쳐진 ‘펜트하우스’의 세계는 여전했다.

시즌2 방영 첫주 시청률 20% 돌파
임성한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눌러

19일 시즌2로 돌아온 ‘펜트하우스’는 특유의 빠르고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수위 높은 장면들로 꽉 채웠다. 시청률은 첫 주 만에 20%대를 넘어섰다. 출발은 시즌 1과 흡사했다. 시즌 1로부터 2년 뒤, 제28회 청아예술제의 막이 오르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대상 수상자를 발표하려는 순간, 비명과 함께 한 여학생이 돌계단에서 추락하면서 시작된다. 곧이어 ‘5개월 전’이라는 자막과 함께 헤라팰리스에 사는 주요 인물들의 삶이 비친다.

천서진과 주단태는 결혼을 추진하고 이규진은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오윤희는 심수련 살인사건의 누명을 쓴 채 도주 생활을 하고 오윤희의 딸 배로나는 학교에서 ‘살인자의 딸’이라며 왕따를 당한다. 하지만 곧 오윤희는 로건리의 도움으로 사건에서 벗어나게 되고, 미국에서 바이오사업가로 성공한 하윤철과 결혼해 헤라팰리스에 다시 입주하면서 파란을 예고한다. 과거 이웃 사이에 꼬여버린 결혼관계, 피가 난무하는 폭력과 음독자살, 개연성을 찾기 어려운 흐름 등 ‘흠’도 있었지만 시청률은 높았다. 1회와 2회 시청률은 각각 19.1%와 20.4%(닐슨코리아 기준)로 동 시간대 1위에 올랐다. ‘태양의 후예’(KBS·첫 주 시청률 14.3%, 15.5%)나 ‘별에서 온 그대’(SBS·15.6%, 18.3%)보다 높다.

‘펜트하우스’의 복귀는 소위 ‘막장드라마’의 대표격인 김순옥, 임성한 작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시즌 1에서 월화드라마였던 ‘펜트하우스’가 금토로 자리를 옮기면서 TV조선의 ‘결혼작사 이혼작곡’(토일)과 비교가 불가피해진 것.

임성한 작가는 ‘인어 아가씨’(MBC·2002~2003)·‘아현동 마님’(MBC·2007~2008), ‘신기생뎐’(SBS·2011) 등을 통해 출생의 비밀, 불치병, 불륜, 복수 등의 코드를 버무리는 ‘막장드라마’ 시대를 열었다. 많은 비판에도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했다.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SBS·2008~2009)으로 본격 출발해 ‘왔다 장보리’(MBC·2014), ‘내딸 금사월’(MBC·2015~2016), ‘황후의 품격’(SBS·2018~2019)으로 ‘막장’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 등으로 채워진 두 작가의 작품은 비슷한 전개 같지만 차이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순옥 작가는 원래 자극적 요소를 치밀하지 않은 구성에 담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이를 극복한다. 강력한 서사를 앞세워 이야기를 풀기 때문에 첫 회부터 다양한 이야기가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임성한 작가에 대해선 “일단 인물이나 배경 설정을 단단히 해두고 이를 전복하는 구성이다. 완벽해 보이는 가정을 보여준 뒤 이것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식이다. 초반엔 자극성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두 작가가 같은 기간 대에 작품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두 드라마 시청률에서 승자는 김순옥. ‘펜트하우스’(2회)가 20.4%(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결혼작사 이혼작곡’(9회)은 7.7%에 머물렀다. 화제성의 한 지표인 포털사이트 검색량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검색 횟수를 비교해 보여주는 네이버트렌드에 따르면 20일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검색량은 ‘펜트하우스’의 52.3%에 그쳤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펜트하우스’의 팬층이 워낙 단단해 시즌 2 시작과 동시에 주말 드라마 이슈를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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