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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하동·영동 동시 산불, 마른 바람타고 마을까지 위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21일 오후 3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산불이 확산하자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와 소방차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안동시는 임동면 중평리 주민에게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사진은 주변으로 산불이 번지는 모습. [사진 산림청]

21일 오후 3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산불이 확산하자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와 소방차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안동시는 임동면 중평리 주민에게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사진은 주변으로 산불이 번지는 모습. [사진 산림청]

초봄 ‘산들바람’이 연쇄 산불을 불렀다. 휴일인 21일 불과 두 시간 새 전국 4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오후 9시 현재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예천 등 4곳 심각 단계 산불 경보 #어젯밤 9시까지 불길 안 잡혀 #안동 마을주민 대피, 국도 통제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전국적으로 7건의 산불이 발생해 3건은 진화됐고, 4건은 야간 산불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첫 산불은 오후 2시41분쯤 경남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미점마을 뒤 구재봉(해발 773m)에서 발생했다. 진화를 위해 공무원과 주민 등 600여 명과 헬기 14대가 동원됐다. 불이 날 당시 하동 일대에선 나뭇잎과 가느다란 가지가 흔들리는 정도의 산들바람 수준인 초속 4m의 서풍이 불고 있었다.

오후 3시20분쯤에는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산불이 났다. 소방대원 100여 명과 헬기 10여 대, 소방차 10여 대, 안동시청 공무원 500여 명이 동원됐지만, 불이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번져가는 바람에 일몰 전까지 불길을 잡지 못했다. 인근 일부 마을 주민은 이웃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고, 주변 국도 일부도 출입이 통제됐다. 안동지역에도 산불 발생 당시 초속 5.6m의 산들바람이 불었다.

안동과 가까운 경북 예천군 감천면 야산에서도 이날 오후 4시12분쯤 원인 미상의 산불이 났다. 불은 초속 5.2m 산들바람을 타고 바싹 마른 나무 등을 태우며 계속 번졌다. 충북 영동군 매곡면 야산에서도 오후 4시18분쯤 초속 5.6m의 바람 속에서 산불이 발생해 늦게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중앙산불대책방지본부는 야간 산불로 이어진 4개 지역에 이날 오후 5시45분 기준 ‘심각’ 단계의 산불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전남 여수, 경남 거창, 전북 남원 등에서도 작은 산불이 발생했으나 이들 지역에서는 모두 진화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동 산불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지역에 불고 있는 바람 때문”이라며 “발화 원인은 등산객이나 지역 농민의 실화, 건조한 날씨로 인한 자연 발생 등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하동·영동=김정석·최종권·황선윤·김윤호·김현예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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