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퀴어축제 논란에 “동성애 성문화 강요 인정해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2021.02.20 17:13

업데이트 2021.02.20 17:3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주적(主敵)은 누구입니까?”

TV 토론이 선거 과정의 일부로 당연히 받아들여진 이후 ‘주적’ 질문은 보수 진영 후보가 진보 진영 후보를 공격할 때 쓰이는 ‘치트키(cheat key·게임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 또는 방법)’로 등장하곤 한다. 남북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는 진보 진영 입장에선 “주적은 북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꺼려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TV 토론에서는 이러한 치트키가 하나 더 늘었다. “동성애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인 2017년 4월 TV 토론 때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관련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에는 “동성애를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은 반대한다”는 구체적인 답변까지 내놨다.

주적 이어 동성애도 토론 ‘치트키’ 떠올라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후폭풍이 컸다. 진보 진영에선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서도 성소수자 문제가 TV 토론에서 돌출했다. 지난 18일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간의 후보 단일화 토론에서 금 전 의원이 “해외 주요국 대사들이 퀴어 축제(성소수자 축제)를 돌아다니는데 한국 정치인은 한 명도 안 나온다. 중도 정치인이 서울시장으로 퍼레이드에 나가면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겠느냐”고 물으면서였다.

안 대표가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원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답하자 금 전 의원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이언주, “동성애 성문화 강요 권리까지 인정해야 하나”

퀴어 축제를 둘러싼 논쟁은 TV 토론장 바깥으로까지 이어졌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선 이언주 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성소수자 인권도 중요하지만 반대의사를 표현할 자유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글을 썼다. 그는 “동성애자라고 해서 차별하면 안 되겠다”며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들이 대한민국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칠 권리까지 존중받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굳이 집회를 한다면서 시민들에게 동성애 성문화를 적나라하게 강요할 권리까지 인정해야 하나”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공연음란죄가 형법상 범죄이고 나체로 돌아다니면 경범죄로 처벌된다”며 “전통적으로도 우리나라는 성문화가 서양에 비해 그리 개방적이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대다수 4·7 보궐선거 후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 때 ‘퀴어 퍼레이드에 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두 번이나 답을 하지 않았다. 박 전 장관과 함께 질문을 받은 우상호 의원도 “아직 시장에 당선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검토해본 것이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박영선·우상호-오세훈·나경원, 일제히 침묵

야권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 측은 안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된 뒤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빙 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만큼 여야 후보 대다수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본선 TV 토론 때 관련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국에는 각 후보가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