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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궁극의 버킷리스트, 오로라 사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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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화이트호스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시대, 버킷리스트(죽기 전 가보고 싶은 곳의 목록)가 늘어만 갑니다.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마음속에 꿈 같은 여행지 하나 품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아득한 북극권, 밤하늘에 홀연히 나타나 춤추는 북극광(오로라)을 동경하는 여행자도 많을 터입니다.

세계적인 오로라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노르웨이·캐나다를 꼽습니다. 유명 관측지로 갔다고 해서 오로라를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늘이 맑고, 지구 자기장과 태양풍이 센 날에만 나타납니다. 그래서 북극광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오로라 헌팅’이라 합니다. 사냥하듯 쫓되 운이 따라야만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북미 쪽에는 크게 번지지 않았을 무렵 캐나다 소도시 ‘화이트호스’로 오로라 사냥을 떠났습니다. 4박 일정 중 마지막 날, 기적처럼 오로라를 만났습니다. 사흘간 허탈하게 밤을 지새웠던 탓인지 감격은 더 컸습니다. 어떤 기분이었느냐고요? 그냥 마법에 홀린 것 같았습니다. 오로라는 분명 초록빛만 띨 뿐인데 웅장한 음악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영하 30도인데도 추위가 안 느껴졌습니다.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도 태양이 빛나고 지구가 도는 한, 화이트호스의 밤하늘은 초록빛으로 빛날 것입니다. 마음에 오로라를 품은 이들이 머지않아 그 황홀한 빛을 보기 바랍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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