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대로 동물센터" "주민쉼터 먼저" 부산 구포 개시장 시끌

중앙일보

입력 2021.02.20 05:00

"2019년 동물센터 짓기로 합의"

부산 북구 구포시장 내 가축시장(개시장)에서 개들이 갇혀 있던 철장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북구 구포시장 내 가축시장(개시장)에서 개들이 갇혀 있던 철장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북구 구포개시장 부지에 추진되던 ‘서부산 동물복지센터’가 주민 반대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동물단체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개시장 터에 동물복지센터 건립 놓고 갈등

 19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구포개시장 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철거된 부지 995㎡에는 ‘서부산 동물복지센터(이하 동물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비 6억과 시비 14억등 총 20억원을 들여 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동물센터에는 동물 입양 카페와 동물병원, 동물보호시설, 자격증 교육실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동물센터 건립은 2019년 7월 1일 구포개시장이 완전히 폐업하면서 시와 지자체·상인 등이 합의한 사항이다. 하지만 최근 구포 주민이 동물 대신 사람을 위한 편의시설이 먼저라며 동물센터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구포 주민자치회는 구포개시장 부지 인근에 ‘평당 4000만 원 수용한 땅에 동물복지보다 주민 쉼터가 먼저’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북구 의회 "주민 편의 시설이 먼저" 
 구의회는 ‘주민 의견이 최우선’이라며 동물센터 건립에 제동을 걸었다. 북구의회 김명석 의장은 “2019년 동물센터 건립을 결정할 때 정작 지역 주민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주민은 동물센터 대신 공원이나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부지 용도 결정은 구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김 의장은 “북구청이 주민 의견을 반영한 절충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부지 용도 결정에 동의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7월 1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내 가축시장(개시장)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연합뉴스

2019년 7월 1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내 가축시장(개시장)에서 동물보호단체들이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연합뉴스

 구포개시장 완전 폐업을 끌어낸 동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동물센터는 동물 학대의 온상이던 구포개시장이 동물 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구의회가 주민을 설득하기는커녕 ‘주민 의견'을 내세워 동물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태도는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대표는 “동물센터 건립에 구비는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북구와 부산시가 합의한 사항을 구의회가 반대할 자격이 없다”며 “계획대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는다면 동물단체가 모여 촉구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는 동물센터를 주민이 직접 운영하도록 하는 등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 북구청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주민을 만나 동물센터의 상징성과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며 "입양 카페를 주민이 운영하도록 하고, 자격증 교육실을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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