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갑질' 막는다…고용부 "경비원 겸직 범위 8월까지 마련"

중앙일보

입력 2021.02.17 15:02

고용부는 '주민 갑질'을 막기 위해 경비원 겸직 범위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오는 8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고용부는 '주민 갑질'을 막기 위해 경비원 겸직 범위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오는 8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주민 갑질'을 막기 위해 구체적 업무 범위를 마련한다.

고용노동부는 17일 '감시·단속적 근로자 승인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아파트 경비원 겸직 범위와 기준을 8월까지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아파트 경비원 같은 감시·단속 업무 근로자는 해당 업무 외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 대신 감시·단속 근로자로 승인받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른 일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 피로가 덜 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경비업무 외에도 주차관리 분리수거 등 추가 업무를 떠맡기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폭행·폭언 등 주민 갑질까지 시달려 지난해 6월 서울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희석씨 유족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이 끝난 자리에 '그동안 감사했다'며 음료를 두고 갔다. 중앙포토

최희석씨 유족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이 끝난 자리에 '그동안 감사했다'며 음료를 두고 갔다. 중앙포토

오는 10월부터 개정 공동주택관리법을 시행하면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 한해 경비원들에게 경비 외 부가 업무까지 부담시킬 수 있어,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고용부는 우선 추가 업무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경우 부수 업무가 아닌 겸직으로 판단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8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경비원에게 지나치게 가욋일을 맡기면 부가업무가 아닌 겸직한 것으로 보고 감시·단속 근로자에게 주어졌던 근로시간 규정 적용 예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불법 겸직에 대한 처벌과 감독도 강화한다. 감시·단속 근로자로 승인을 받아 놓고 겸직을 하면 1차 시정지시를 내리고, 반복 위반하면 승인을 취소하기로 했다. 또 감시·단속 업무 승인은 3년마다 갱신하도록 해 겸직 등 불법이 없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거친다. 고용부는 2년 내 겸직 금지를 반복 위반하면 1년간 승인을 제한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경비원 등 감시·단속 근로자 휴식권도 보다 명확히 보장한다. 그동안 경비원들은 일과 휴식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휴게시간 알림판을 부착하고 입주민에게 휴게시간을 준수하도록 내용을 공지하는 등 보다 명확히 일과 휴식 시간을 나누기로 했다.

월급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휴게시간을 늘리는 것을 막고자 휴게시간이 근로시간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없도록 상한도 설정했다. 월평균 4회 이상 휴무일도 보장하도록 규정을 강화한다. 또 근무체계 개편 우수사례를 발굴 지원해 이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와 아파트 단지별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조속한 겸직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근무체계 개편을 지원해 현장에서 법 준수와 고용안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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