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두달 만에 사의…박범계 검찰인사 마찰

중앙일보

입력 2021.02.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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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현수

신현수

신현수(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16일 전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지 불과 한 달 반 만이다.

검찰 출신 수석, 인사 조율 무산
여권 “검찰, 백운규 영장 청구 때
문 대통령이 분노한 것도 영향”
아직 사표가 수리되진 않은 듯

신 수석의 급작스러운 사의 표명은 지난 7일 이뤄진 검사장 인사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사장 인사를 앞둔 지난 2일과 5일 윤석열 검찰총장과 두 차례 인사협의를 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던 윤 총장의 요구를 사실상 묵살했다. 두 번째 회동 이틀 뒤인 지난 7일 박 장관은 검사장 인사를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주말인 일요일에 이뤄진 전격 발표였다. 신 수석은 이 과정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민정수석이 검찰 인사에서 패싱 당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과거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정부 초반만 해도 당시 조국 수석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문무일 검찰총장과 함께 정례적 인사협의를 했었다”며 “그러다 ‘조국 사태’와 ‘추-윤 갈등’ 등을 거치며 유사한 소통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신 수석의 사표가 아직 수리되진 않았다고 한다. 신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다. 이 때문에 그의 임명은 1년 넘게 끌어 온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을 종결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신 수석은 실제 검사장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서 물밑 조율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교체를 요구한 이성윤 지검장의 유임 기조가 바뀐 적은 없지만 대검 주요 참모진 교체,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좌천 인사의 일선 복귀 가능성은 살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전지검 형사5부가 지난 4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백 전 장관에 대한 영장 청구 소식에 진노하며 신 수석과 윤 총장의 조율도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신 수석은 물론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김영식 법무비서관의 사의설을 검찰 인사와 백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 등을 둘러싼 청와대와 검찰 간 조율이 무산된 데 따른 후폭풍으로 본다.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강민석 대변인은 “인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는 문자 공지를 보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까지도 ‘민정수석 인사 패싱’에 따른 신 수석 사퇴설과 관련, "비상식적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다 신 수석의 사의설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기되자 “민정수석실 내의 불화설과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하게 된 배경은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고 말했다.

강태화·하준호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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