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만 안전하다 느꼈나…전세계 울린 CCTV앞 미얀마 소녀

중앙일보

입력 2021.02.15 05:00

업데이트 2021.02.15 12:10

13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티즌을 시작으로 퍼지기 시작한 사진. 미얀마 소녀가 프랑스 대사관으로 추정되는 건물 담벼락에서 CCTV에 팻말을 비추며 서있는 모습이다. [SNS 갈무리]

13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티즌을 시작으로 퍼지기 시작한 사진. 미얀마 소녀가 프랑스 대사관으로 추정되는 건물 담벼락에서 CCTV에 팻말을 비추며 서있는 모습이다. [SNS 갈무리]

"스코틀랜드에서도 연대할게" "지금은 혼자 서 있는 것 같아도, 많은 사람이 응원한다"

한 미얀마 소녀가 전 세계 네티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큼직한 폐쇄회로(CC)TV 앞에서 홀로 작은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13일(현지시간) 확산하면서다. '사진은 미얀마 주재 해외 대사관 담벼락 앞에서 찍혔으며 이 소녀는 쿠데타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3시간째 CCTV 앞에 홀로 서 있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사진을 처음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미얀마인의 페이스북 설명에 따르면 소녀가 있었던 곳은 프랑스 대사관 앞이다. 군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프랑스어 피켓을 CCTV에 비추고 있었던 것이다.

13일(현지시간) 한 미얀마인의 페이스북에 "소녀가 프랑스 대사관 CCTV 앞에 3시간째 서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해당 사진이 게재됐다. [페이스북 갈무리]

13일(현지시간) 한 미얀마인의 페이스북에 "소녀가 프랑스 대사관 CCTV 앞에 3시간째 서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해당 사진이 게재됐다. [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은 하루 사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어린 소녀가 다른 나라 대사관 CCTV 앞을 안전하게 느낀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일으켰다. '젠지'(Gen Z)로 불리는 청소년 세대가 서구권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스마트한 방식이 대견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트위터에서는 이 사진이 4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소녀야 사랑한다" 등 응원이 이어졌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우리도 연대한다(Solidarity)"는 각국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최근 미얀마에서는 군부의 물리적 대응이 거세지면서 시위대의 긴장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수도 네피도 시위 도중 군·경이 쏜 실탄에 맞은 미얀마 여성 킨(20)은 뇌사 상태다. 이 여성의 자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깨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며 "어머니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13일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했다. 산소호흡기가 제거되면 킨은 미얀마 시위로 목숨을 잃은 첫 시위대가 된다. 그는 지난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미얀마 소녀의 사진에 ″연대한다″는 댓글을 다는 해외 네티즌들. [레딧 갈무리]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미얀마 소녀의 사진에 ″연대한다″는 댓글을 다는 해외 네티즌들. [레딧 갈무리]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발생한 이 사건은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부과와 유엔의 군부 규탄 결의안으로 이어졌다.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버마 군부에 제재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커졌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 47개국은 12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자의적으로 구금된 모든 사람을 즉각, 조건 없이 석방하고 투표로 선출된 정부의 복구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후 군경의 시위대 무력진압은 다소 주춤거리고 있지만 대신 야간 체포는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약 300명의 시민과 공무원 등이 야간에 체포되면서 13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는 수만 명이 거리 시위에 나서 "야간 납치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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