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학폭 피해 또 나왔다…"결국 옆 산 통해 도망"

중앙일보

입력 2021.02.14 10:53

업데이트 2021.02.14 11:20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연합뉴스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연합뉴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문을 올린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피해 사실이 폭로됐다.

A씨는 13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사건이 터지고 며칠이 지나 글을 올리면 자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번 기사들을 보다가 너무 화가 나서 더는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쌍둥이 자매를 만나게 됐다는 A씨는 "그때부터가 제 불행의 시작인 걸 알게 됐다"며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장난도 심하게 치고 자기 기분대로만 하는 게 엄청 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제일 기본인 빨래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는 마련이고, 틈 만나면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쌍둥이 자매 중 한명이 병원을 자주 다녔는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들이 병원에 가는 날에는 항상 본인이 동행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은 다들 혼자 가는데 걔가 병원 가는 날에는 항상 제가 동행을 했다"며 "원래 2인 1조로 다니는 거라면 저도 병원에 가끔 가는 편이었는데 왜 항상 혼자 갔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A씨는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도 언급했다. A씨는 "기숙사 안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는 부모님께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그 둘이 잘못했을 때도 부모님께 말을 해 단체로 혼나는 날이 잦았다"고 했다.

A씨는 "더 이상 이곳에서 같이 생활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옆 산을 통해 도망을 가게 됐다"며 "저는 단지 배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운동시간을 빼앗기면서 누군가를 서포트하려고 배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2009년 당시 쌍둥이 자매와 전북 전주 근영중학교 배구부에서 함께 뛰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학생 선수로 등록된 본인 인적 사항을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이날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한다. 징계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는 흥국생명 관계자 말을 언급한 뒤 "징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데, 왜 그래야되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는 그런 일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참아왔던 것이냐"며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에 의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인 생각들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본 것이냐"고 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이 받았던 상처는 하나도 안 없어져"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잇따르는 폭로…징계 고심하는 구단과 연맹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초등·중학교 배구부에서 함께 활동한 동료들을 상대로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은 쌍둥이 자매는 지난 10일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며 사과했다. 흥국생명도 구단 차원의 사과문을 내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논란 이후 쌍둥이 자매는 구단 숙소를 떠났고 지난 11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도 불참했다.

이들의 사과 이후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자 배구선수 학력 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 "두 선수의 배구계 영구 퇴출" 등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잇따라 게시되는 등 논란은 계속됐다.

쌍둥이 자매에 이어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도 중·고등학생 시절 동료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들은 폭로 직후 가해 사실을 인정하며 구단을 통해 사과했다.

프로 선수들의 학교 폭력 논란이 잇따르자 구단과 한국배구연맹(KOVO)은 징계 수위와 시점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배구계 학폭 미투 계속 나오네" "학폭 가해자가 국가대표로 뛰는 거 못 보겠다" "학폭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 안고 살아야 한다. 가해자들 퇴출해야 한다" "잘하는 선수라고 안고 간다면 구단도 끝" “피해자가 분명한데 아직도 고심하는 연맹”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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