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화 김승연 회장 7년만에 돌아오나…경영 복귀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 한화그룹]

김승연(69)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설까. 김 회장의 취업제한 기간이 오는 18일 종료되면서 다시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그의 새로운 직함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화와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에 대한 취업제한 기간이 오는 18일 끝난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배임)로 기소돼 징역3년에 집행유예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최종 판결 직후 ㈜한화,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에 따라 김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과 더불어 이후 2년간 해당 회사의 취업이 금지됐다.

재계는 김 회장이 ㈜한화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라며 “이럴 때일수록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김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기업의 총수로서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지만 대표이사 직함이 없어 공식적인 활동에는 제약을 받고 있다. 또 김 회장이 장남인 김동관(38) 한화솔루션 사장과 차남 김동원(36) 한화생명 전무, 삼남 김동선(32) 한화에너지 상무보 등 각 계열사에 포진시킨 아들들에게 직접 경영 수업을 시키고 싶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우주·신재생에너지 등 드라이브 걸듯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프랑스 토탈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미국 시장에서 태양광사업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사진 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프랑스 토탈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미국 시장에서 태양광사업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사진 한화에너지]

한화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복귀하면 최근 추진 중인 항공우주·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초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K방산, K에너지, 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의 미국 정·관계 인맥도 한화의 신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생전에 한미친선협회 이사로 활동했고 김 회장도 2001년 설립된 한미교류협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김 회장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과 모두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각각 초대받았다. 미국 헤리티지재단과도 오랜 기간 인연을 유지해왔다. 특히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주력하고 있어 태양광, 수소 등 한화의 관련 사업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경련 회장 설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김 회장의 복귀 가능성과 맞물려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설도 나오고 있다. 허창수 현 회장의 임기가 오는 2월 말 끝나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2011년 취임 이후 10년째 전경련을 이끌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을 맡게 되며 전경련도 쇄신을 위해 새로운 리더를 맞아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김 회장은 이웅열 코오롱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과 함께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누구든 전경련 차기 회장을 맡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경련 회장은 연임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허 회장이 계속 직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