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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에 피자 포장…요즘 배달족에 퍼진 #용기내 챌린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스타그램에 '용기내' '용기내서_용기내세요'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용기내' '용기내서_용기내세요'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용기(courage)내서_용기(container)내세요.'

 음식 배달·포장으로 발생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용기내'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 소비가 급증하면서 일회용 쓰레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다회용 용기 포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지난해 8월 기준 음식 배달 서비스에 따른 플라스틱 배달 용기 쓰레기가 하루 830만개씩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배달은 2019년 대비 76.8% 급증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용기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회용품 없는 배달음식 먹방

'일회용품 없이 배달음식 먹방 챌린지' 영상의 일부. 쓰레기왕국 유튜브 캡처

'일회용품 없이 배달음식 먹방 챌린지' 영상의 일부. 쓰레기왕국 유튜브 캡처

최근 SNS, 유튜브 등 온라인에 '용기내'를 검색하면 반찬 통 등 다회용 용기에 배달 음식 포장한 다양한 인증샷을 볼 수 있다. 지난해엔 배우 류준열이 마트에서 판매하는 생선을 반찬 통에 포장한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이 자주 눈에 띈다. '일회용품 없이 배달음식 먹방 챌린지'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한 영상은 조회 수 70만회가 넘었다. 해당 영상을 올린 맹지혜, 안혜미씨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거절당하는 게 무서워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실천해보니 쓰레기도 줄이고, 배달비도 아끼고, 운동도 되고, 서비스도 더 줄 때도 있으니까 장점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프라이팬에 피자를 담고, 대나무 도시락에 만두를, 냄비에 칼국수·떡볶이를 포장해 와 집에서 '먹방'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몇몇 사장님은 청결 문제, 음식 보존 등의 이유로 거절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며 "오히려 포장 값도 아끼고 쓰레기도 줄이니 되레 고맙다고 인사하더라"고 말했다.

이들은 "팁이 있다면, 먼저 배달 앱으로 먹고 싶은 음식의 리뷰를 보고 어떻게 포장되는지 숙지한 후 알맞은 용기를 골라서 가져가면 딱 맞더라"며 "어떤 구독자는 댓글로 텀블러에 핫도그를 포장하면 좋다고 추천해줬다"고 덧붙였다. 댓글 창에는 "얼마 전에 용기 내서 회를 포장해 왔다. 영상을 보고 용기를 얻어 실천했다" "최근 이 채널을 접하고 마라탕 집에 용기 가져가서 포장해왔다. 쓰레기가 하나도 안 나와서 엄청 뿌듯하더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용기내' 챌린지를 시리즈로 올린 유튜버도 있다. 유튜브 캡처

'용기내' 챌린지를 시리즈로 올린 유튜버도 있다. 유튜브 캡처

"플라스틱 문제, 경각심 높아져"

이런 흐름이 확산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높아진 경각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녹색연합이 시민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는 '배달 쓰레기를 버릴 때 마음이 불편하거나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설문 참여자 중 40%는 '다회용 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33%였다.

염정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했고, 시민 스스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그린피스가 '용기내 캠페인'을 시작했고,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려 '용기를 내달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잘 전달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서 소비가 늘어가면서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 배출이 급증한 가운데 1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서 소비가 늘어가면서 포장용 플라스틱 용기 배출이 급증한 가운데 1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뉴스1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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