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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대입 3번 불합격, 취업 낙방 30번…젊은 날의 마윈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71)

"초등학교 때 중요한 시험에서 두 번이나 실패했다. 중학교 입시에도 세 번 실패했다. 대학 진학시험에도 삼 년 동안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KFC 취업에 24명이 인터뷰를 해 23명이 합격했는데, 떨어진 유일한 한 명이 나였다. 취업에 30번을 도전하였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불평하는 사람은 재기할 수 없다. 대신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짚어보고 개선해 나가고 싸워나가는 사람은 희망이 있다. 단 하나,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처럼." 세계적인 IT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이 자신의 젊은 날을 고백하며 한 이야기다.

마윈의 젊은 날은 계속된 실패였다. 한두 번도 아니고 중·고·대학 입시마다 수차례 불합격하고, 취업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거부당한다면 좌절하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실 보통사람이라면 자존감 상실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일어섰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꿈을 잃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끊임없이 개선해 나갔다. 그것이 그를 큰 승리자로 만들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어리석어라.”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명연설이다.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다가 방황도 하고 벽에 부딪혀 주저앉기도 한다. [사진 unsplash]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다가 방황도 하고 벽에 부딪혀 주저앉기도 한다. [사진 unsplash]

"2007년 나는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백담사를 거쳐 봉정암까지 올라갔다 내려와서 한 결심이었다. 그때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 백담사 무산 스님이 주신 말씀, 백척간두에 진일보하라는 말씀이었다. 손학규, 용기를 가져라. 경기고 나오고, 서울대 나온 놈들, 배짱이 없어 아무것도 못 한다.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해라. 한 발자국만 앞으로 내디디면 낭떠러지에 떨어지는데, 바로 그때 앞으로 나아가 나가라. 썩은 동아줄을 붙잡고 살겠다고 낑낑대는데, 탁 놔라. 그런 배짱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새로운 정치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설악무산 그 흔적과 기억」김병무, 홍사성 저)

그는 마윈과 달리 시험의 달인이고 뛰어난 스펙을 가졌다. 실패를 모르고 달려온 그도 정치하면서 많은 좌절을 겪었다. 그가 스님을 만난 것은 장벽을 만나 몹시 방황할 때였던 것 같다. 옥스퍼드 박사로 교수를 하면서 편하게 살았다면 저렇게 낭떠러지에 선 것처럼 고민하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다. 우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다가 방황도 하고 벽에 부딪혀 주저앉기도 한다.

저 두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슴 아픈 실패를 하고 불가피한 후퇴를 경험하게 된다.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은 크게 실패를 맛본 사람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실패와 그에 따른 고통이 아니다.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관리하는가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뜻하지 않게 큰 실패를 하면 의욕을 잃게 된다. 상처를 받아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소통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위험하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실패는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최종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디딤돌에 불과하다.

실패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잔인할 정도로 자신에게 정직해져야 한다. 왜 실패했는가를 되짚어보고, 고치고 변화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사진 unsplash]

실패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잔인할 정도로 자신에게 정직해져야 한다. 왜 실패했는가를 되짚어보고, 고치고 변화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사진 unsplash]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배낭이라도 하나 챙겨 메고 멀리 떠나 그 어두운 상황을 우선 벗어나야 한다. 실패한 사람끼리 만나 터놓고 얘기하고,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큰 위로가 된다. 창업이나 중소기업을 하다가 실패한 사람을 위한 '재도전 힐링 캠프'라는 것이 있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도 소통하고 마음을 열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일단 실패의 충격이 진정되면 해야 할 것이 있다. 그 실패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잔인할 정도로 자신에게 정직해져야 한다. 왜 실패했는가를 되짚어보고, 고치고 변화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이때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고 과거에 하던 대로 하면 실패는 반복된다.

그 분야의 멘토를 만나 조언을 구하고, 새로운 정보, 새로운 방식으로 대결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야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굴곡진 인생을 살면서 가까스로 재기한 어떤 분은 스님을 멘토로 두고 있었는데, 좌절할 때마다 그 스님은 ‘너 자신을 용서하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는 인생길에서 마주치는 실패와 장벽 그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것은 적극적인 마인드 셋이다. 그 자세가 실패와 성공을 가르는 잣대다.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목표만 높이 정하고 노력은 부족한 거품 낀 인생을 살지는 않았던가. 나를 단단히 다지지 못하고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하지는 않았던가.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지만, 꽃 피는 봄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그 봄은 반드시 매서운 겨울을 거쳐 찾아온다. 어려운 세태에 혹독하게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젊은 청춘들, 힘내기 바란다,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머지않아서 찬란한 봄날이 그대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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