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도 일할 거지? 그럴 거지?"
중국 춘절(중국의 설 명절)이 시작되며 많은 기업들이 연휴에도 직원들이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남아 일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폭스콘, 페가트론 등은 연휴 기간 공장에 남아 일하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보너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직원들을 붙잡았다. 때문에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근로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들은 왜 이리 발을 동동 구르는 걸까.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나라들의 경제가 멈추다시피 했지만, 중국은 이를 비교적 일찍 극복한 덕이 컸다. 공장들이 바삐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휴 때 공장이 멈춰버리면 손해가 막대해지는 탓에 직원들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4분기 중국 수출 지표는 크게 성장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높았다. 올해 중국 수출 관련 지표가 더 좋아질 것이란 예측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인센티브'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붙잡는 회사 입장에 충실히 따르는 이들도 많다. 어차피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으니 웬만하면 집에 머물라'고 압박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광저우에 있는 한 가구 제조업체 관리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했다"며 "거의 모든 직원들이 연휴 기간 공장에 남아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저장성의 한 포장재 생산업체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예 직원들이 함께 모여 춘절을 보내기로 했다.
일찌감치 직원들에게 춘절 휴가를 준 공장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광저우의 한 가방 공장 운영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여행 제한 정책에 맞춰 일부러 직원들에게 일찍 고향에 다녀오라고 했는데, 매일 해외 바이어로부터 주문이 들어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FT에 밝혔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여행 제한' 등 고강도 정책을 추진 중이다. 보통 춘절 기간에는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동하지만, 올해는 그 수가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9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중국 각 지방정부는 '이동 자제'를 독려하면서도 소비 진작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디지털 소비 쿠폰을 지급하고 있으며, 우한에서도 쇼핑몰과 영화관 등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