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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원산에 포병 부대 집결…"설 연휴 화력 시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원산에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준비하는 정황을 군 당국이 포착했다. 1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최근 며칠 동안 원산에 북한군 포병 부대가 집결하는 움직임을 파악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당국, 실사격 훈련 준비 동향 포착 #"김정은 전용열차 최근 원산서 발견" #"설 연휴 기간 대규모 훈련 가능성" #미국 압박 ‘위력 시위’ 성격 분석

정부 소식통은 “설 연휴 기간에 실사격 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9일 북한군이 실시한 전선 장거리포병부대 '화력타격훈련'에서 170㎜ 자주포가 일제히 발사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해 3월 9일 북한군이 실시한 전선 장거리포병부대 '화력타격훈련'에서 170㎜ 자주포가 일제히 발사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직접 참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김 위원장 전용 열차원산 인근에서 발견했다”며 “김 위원장이 원산 인근에 머물면서 조만간 훈련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부터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관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구체적인 회의 장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력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3월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력 타격 훈련'을 참관했다. [사진 연합뉴스]

군 관계자는 “이번 포병 훈련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북한군 겨울 훈련 후반부에 실시하는 종합 평가 훈련으로 보인다”며 “겨울 훈련은 다음 달 31일까지 계획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9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와 자주포를 동원한 ‘화력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앞서 2월 28일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한 지 열흘만이었다.

지난해 2월 28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이 실시됐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해 2월 28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이 실시됐다. [사진 노동신문]

당시 북한 관영 매체는 “훈련은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들의 기동과 화력 타격 능력을 판정하고 군종 합동 타격의 지휘를 숙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합동 타격 훈련’에서 북한군 자주포와 방사포 수백 문이 일제히 포격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훈련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원산 일대로 파악했다.

2017년 4월 25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 '군종 합동타격 시위' 훈련이 열렸다. [사진 노동신문]

2017년 4월 25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 '군종 합동타격 시위' 훈련이 열렸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지난 2017년 4월 25일에도 원산 일대에서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최대 규모의 훈련을 했다. 북한에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약 300문의 북한군 자주포가 해안 일대를 촘촘하게 채웠다. 대외 무력시위 성격의 훈련으로 북한 매체도 ‘군종 합동타격시위’라고 불렀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기념하는 군 열병식에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공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지난달 14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기념하는 군 열병식에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공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설 연휴 실사격 훈련에는 단거리 미사일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14일 열병식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으로 보이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선보였다.

기존보다 길이가 더 늘어난 것으로 시험 발사를 앞둔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2일에도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원산 인근 화력 타격훈련장에서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를 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김 위원장 참관 아래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벌인다면 본격적인 핵 협상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기 싸움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북ㆍ미 간 우위를 점하려는 샅바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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