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바학교(Unidos de Bangu samba school)가 폭격이라도 맞은 듯 처참하다. 화려한 삼바 퍼레이드를 장식하던 대형 인물상, 마차 등 구성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폐허를 연상시킨다. 삼바 학교는 카니발을 위한 학교다. 사람들은 삼바 학교에 등록해 1년 동안 퍼레이드를 준비한다. 하지만 2021년 리우 카니발이 취소되면서 삼바 학교가 폐허처럼 변해버렸다. 코로나 19가 초래한 또 하나의 상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카니발인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 올해에는 열리지 않는다. 브라질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2021 카니발을 취소했다. 브라질은 코로나로 인해 미국 다음으로 많은 20만명의 사망자 수를 기록했고, 최근엔 2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리우 카니발은 2월 말부터 3월 초에 브라질의 리우에서 열리는 축제로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건너온 사람들의 사순절 축제와 아프리카 노예들의 전통 타악기 연주와 춤이 합쳐서 현재와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카니발의 핵심은 삼바 퍼레이드다. 무용수들이 퍼레이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리인 '삼바드로모'는 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퍼레이드에서 춤을 추는 삼바 무용수만 4000명에 이른다. 축제가 벌어지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리는데, 브라질 관광객의 3분의 1이 이 시기에 찾아온다. 따라서 올해 카니발 축제가 취소되면서 브라질 경제는 최소 80억 헤알(약 1조 656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카니발은 2월 16일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올해 축제는 7월로 연기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리우 시장은 최근 "지금 상황에서 올해 7월로 예정된 카니발 축제를 강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2021년엔 카니발 축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