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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특급, 군산 명수…공공배달앱 인기 ‘배민’ 추월하겠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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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들이 공공배달 앱을 출시하고 나섰다. 경기도 ‘배달특급’(왼쪽)과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뉴스1]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들이 공공배달 앱을 출시하고 나섰다. 경기도 ‘배달특급’(왼쪽)과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뉴스1]

경기도 화성 동탄 2신도시에서 활어회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동욱(33)씨에게 2020년은 끔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손님이 뚝 끊겼다. 견디다 못한 그는 지난해 8~9월 민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2곳과 계약을 맺고 배달을 시작했다. 바닥을 치던 매출은 예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이번엔 최대 16%에 이르는 중개 수수료가 문제였다.

민간앱보다 저렴한 0~2% 수수료 #지역화폐 결제, 관련 할인도 이점 #경기도 두달 만에 60억원 거래돼 #고령층 소외, 예산 등 해결 과제

비싼 중개 수수료로 고민하던 김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가 만든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가맹점에 등록했다. 앱 출시 기념 할인 행사로 배달 요청도 대폭 늘고 중개 수수료도 1%라 매출이 늘었다. 김씨는 “배달특급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 보니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이달 초부터는 배달 주문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만든 공공배달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간배달앱보다 저렴한 0~2%대 중개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맹점과 가입 회원이 늘고 있다. 지자체가 내놓은 공공배달앱은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경기도 ‘배달특급’, 충북도 ‘먹깨비’, 강원도 ‘일단시켜’, 전북 군산시 ‘배달의 명수’, 인천 서구 ‘배달서구’, 부산 남구 ‘어디GO’ 등이다. 세종특별자치시와 광주광역시 등 광역·기초단체들도 속속 공공배달앱을 내놓거나 개발하고 있다.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화성·오산·파주 3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돌입했는데 2개월 만에 가맹점 9500개, 앱 가입자 수 14만3000명이 됐다. 누적 총 거래액은 60억원을 돌파했다. 김창석 화성시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중개 수수료 부담이 줄었다는 상인이 많다. 이런 효과로 가맹점 수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제로배달 유니온’은 ‘맛있는 소리 띵동’ ‘먹깨비’ 등 기존의 민간배달앱이 참여하고 있다. 출시 5개월 만에 8개 회사가 서비스에 들어갔고 앞으로 9개 회사가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는 매출액이 6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강원도의 ‘일단시켜’도 올해 말까지 15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공공배달앱은 배달앱 시장을 독과점하는 민간 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율(최대 16%)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자체의 예산을 활용해 0~2%대의 수수료율을 유지할 수 있다. 지역화폐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고 관련 할인 등도 적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민간 배달앱 보다는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산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37)씨는 “민간 배달앱은 주문이 들어오면 ‘대기’시간이 있어서 조리하고 포장한 다음에 배달기사를 부를 수 있는데 ‘배달특급’은 이런 대기 과정이 없다”며 “민간 배달앱과 공공배달앱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진정으로 수수료를 낮추려면 손님들이 계속 공공배달앱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지역이 확대될수록 투입 예산이 늘고 고령층 등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겐 혜택이 가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기도와 함께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문제 된 부분을 검토해 소상공인과 고객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모란·김현예·박진호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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