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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10억 받고 프로그램 이름에 中 '텐센트' 병기 논란

중앙일보

입력

중국 선전시에 자리한 중국 IT 기업 텐센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중국 선전시에 자리한 중국 IT 기업 텐센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가 70만 파운드(10억 8000만원)를 받고 유명 석좌 프로그램에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의 이름을 붙여줬다. 이를 두고 영국 내 학계와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텐센트는 옥스퍼드대에 70만 파운드를 기부했고, 옥스퍼드대는 유명 물리학 석좌 프로그램인 '와이크햄' 명칭을 '텐센트-와이크햄'으로 변경키로 했다. 와이크햄은 1900년에 재정된 물리학 석좌 프로그램이다. 1379년 옥스퍼드대 내 뉴컬리지를 설립한 윌리엄 오브 와이크햄 주교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텐센트는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위챗(WeChat)'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의 IT기업이다. 미국 게임사이자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 모바일 게임계의 강자로 '클래시 오브 클랜'을 제작한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시장가치만 5000억 달러에 달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에 중국의 기업명이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는 옥스퍼드대에 “결정을 재고하라”며 “영국 대학들이 돈이라면 기꺼이 중국에 굴복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영국 정보기관 MI6 대표였던 리처드 디얼러브는 데일리 메일에 “옥스퍼드대가 고작 70만 파운드에 명예로운 석좌교수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측은 이번 프로그램 명칭 변경에 대해 "독립된 위원회의 엄격한 실사를 거쳐, 텐센트가 적절한 기부자라고 승인했다”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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